"15분 도시 제주, 15분 거리에 모든 것 욱여넣는 것 아냐"

제주연구원, 민선 8기 7대 핵심과제 릴레이 정책 심포지엄

오영훈 제주지사의 핵심 공약인 '15분 도시 제주' 조성은 '15분'이라는 시간에 한정된 개념이 아닌 주민 참여를 통해 사람 중심의 도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3일 제주연구원에서 열린 민선 8기 7대 핵심과제 릴레이 정책 심포지엄에서 15분 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인 김형준 제주대 교수는 "15분 도시 제주는 15분 거리 안에 모든 것을 욱여넣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김 교수는 "15분 도시는 15분에 한정하는 것이 아닌 15분 도시, 20분 권역, 30분 권역 등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생활·일자리·교육·의료·소비·여가 등 6가지 중심 기능 중 15분 내에는 생활에 필요한 생활 서비스 시설이 포함된다. 20·30분 권역에는 주민 요구가 반영된 필요 시설이 자리잡는다.

김 교수는 "체육관이 20분 이내에 있으면 좋겠다는 권역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권역 안에 주민 의사와 동떨어진 미술관, 목욕탕을 모두 건설할 필요는 없다"며 "15분 도시가 추구하는 궁극적 가치는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 사람 중심의 도시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민의 니즈와 전문가 분석을 통해 시설의 공급 불균형을 찾고,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부터가 15분 도시 제주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해 전담 독립 부서 마련, 읍면 지역을 포함한 소생활권 지정 활용, 소생활권 마스터플랜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안균오 ㈜오피스베타 부사장은 제주도의 특성을 고려한 15분 도시 구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권 면적이 넓어 모든 주민에게 동일 수준의 15분 내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15분 도시를 위한 생활권 계획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로당, 복지시설, 문화시설 등 기존 공공시설 중 중복이용, 미이용, 저이용되고 있는 시설을 기능적으로 재배치하고 복합화해 공유재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5분 도시는 프랑스 소르본대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의 이론을 바탕으로 모든 도민이 거주지와 의료, 문화, 복지 시설을 도보 또는 대중교통 등으로 15분 내에 이용할 수 있도록 제주의 생활 인프라와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사업을 일컫는다.

제주도는 15분 도시 조성으로 제주 읍·면·동의 지역 균형발전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분 도시 제주 조성을 위해 기본구상 용역을 통해 15분 도시 제주 개념과 비전, 목표, 생활서비스 현황분석, 15분 도시 제주생활권 설정, 생활서비스 기능 설정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