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계 '유튜브'로…콘텐츠 플랫폼 목표" 밀리의서재, 코스닥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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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IPO 간담회"도서계의 '유튜브'가 되겠습니다"
플랫폼 기업 상장 향한 우려에
서 대표 "지금이 상장 적기 판단"
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간담회에 참석한 서영택 밀리의 서재 대표이사(사진)는 회사의 성장전략·비전에 대해 "독서 기반 멀티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밀리의 서재는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으로 2017년 처음으로 국내에서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독자 수는 91만명, 제휴 출판사는 1400곳 정도 된다. 현재 12만권에 달하는 전자책을 확보하고 있으며, 구독형 서비스를 월 9900원에 제공하고 있다. 당분간 요금 인상 계획은 없다.
올해 흑자 전환…"이른 시일 내 매출 1000억 달성"
지난해까지 적자가 지속됐던 밀리의 서재는 올해 들어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기준 밀리의 서재는 10억41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0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준(288억6000만원)에 근접했다. 2025년까지 매출액 1140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게 목표다.서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적자가 심했지만 다행히 수익 구간에 접어들었다"며 "올해 목표로 했던 40억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 하반기 2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서 대표는 "올해 매출은 5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에는 700억원 중반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 매출 1000억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상승의 배경은 단연 '구독자 수'다. 현재 구독자 수는 91만명이다. 무료 구독에서 유료로 전환되는 비율은 42.5%, 재구독률은 82.3% 수준이다. 해당 비율은 2020년부터 매해 늘고 있다.
서 대표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구독형 플랫폼과 비교해봐도 (재구독률은) 뒤지지 않는다"며 "전자책 시장은 음원 시장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데 당장 원하는 책이 없다고 생각해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분들도 결국엔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그는 앞으로 500만명에서 많게는 700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대표는 자사 경쟁력으로 경쟁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책 수를 꼽았다. 그는 "단순히 양만 많은 게 아닌 베스트셀러 비중도 높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기준 밀리의 서재의 베스트셀러 보유 비중은 70%로 경쟁사(24%)와 차이가 크다. 신간 비중은 36%다. 서 대표는 "아마존도 베스트셀러 비중이 30%, 신간 비중이 40%에 불과하다. 비교해 보면 탄탄하게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독서 기반 콘텐츠 플랫폼 되겠다"
밀리의 서재는 책 제공에만 국한하지 않고 독서 기반 콘텐츠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밀리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가고 있다. 그간에는 자금 여건상 오디오북 정도 취급했지만 영상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밀리 오리지널 IP 확대에도 주력한다.서 대표는 "공급만 하는 게 아닌 제작에도 참여해 IP 사업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며 "제작비는 많이 들겠지만 KT그룹과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지니뮤직의 인수되며 KT그룹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사업 영역도 확장할 예정이다. SF, 사극 등 장르 콘텐츠를 다양화하는 한편, 웹소설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 서 대표는 공모 자금의 상당수도 여기에 쓰겠다고 했다. 기업간거래(B2B)에도 힘을 준다. B2B는 그간 밀리의 서재의 성장을 이끈 한 축이기도 하다. 서 대표는 지난 2~3년간 제휴 기업을 늘려 4%의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 IPO 괜찮을까…"공모자금 줄더라도 상장 필요한 시기"
다만 플랫폼 기업의 IPO를 향한 시장의 우려가 여전한 점은 밀리의 서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원스토어를 비롯해 컬리, 케이뱅크 등 대형 플랫폼 업체가 상장을 미루는 점도 불안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서 밀리의 서재도 지난 달로 예정했던 공모 일정을 이달로 미뤘다. 쏘카는 당초 공모가를 낮춰 상장했지만 주가 부진을 겪고 있다.이에 대해 서 대표는 "기관 투자자들은 왜 지금 시기에 상장하냐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공개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 할 시기라고 봤다"며 "비록 공모자금이 줄더라도 지금 상장을 통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밀리의 서재는 이날과 오는 7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후 공모가를 확정해 이달 10~11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총 20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 희망 밴드는 2만1500원~2만5000원이다. 공모 예정 금액은 430억~50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771억~2047억원이다. 오는 23일 이익미실현 특례 요건(테슬라 요건)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