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준우승 이끈 홍원기 감독 재계약…3년 14억원(종합)

'PS도 힘들다'는 예상 깨고 팀 역사상 3번째 KS 진출
홍원기 감독 "내년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도전"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2022시즌 팀을 KBO리그 준우승으로 이끈 홍원기(49) 감독과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키움 구단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다음 날인 8일 "홍 감독과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의 조건으로 3년 총액 14억원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 염경엽 전 감독 재계약 당시 3년 총액 10억 5천만원을 뛰어넘은 구단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이다.

2007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현역 선수 생활을 마감한 홍 감독은 2009년 히어로즈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9년까지 1군 수비코치로 키움의 수비 시스템 구축에 힘썼고, 2020년에는 1군 수석코치로 손혁 전 감독을 보좌했다.

그리고 2021년 2년 임기로 히어로즈 6대 사령탑으로 부임해 계약 첫해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거포 박병호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kt wiz로 이적하고, 마무리 투수 조상우가 입대하며 전력에 큰 공백이 생겼다. 개막 직후에는 주전 포수 박동원까지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돼 포스트시즌 진출조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리그 에이스로 도약한 안우진, 타격 5관왕 이정후 등 투타 기둥을 앞세워 정규시즌 전반기를 2위로 마친 뒤 최종 3위로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지난해 프로야구 챔피언 kt를 5차전 접전 끝에 3승 2패로 제쳤고,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LG 트윈스는 3승 1패로 따돌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키움은 KBO리그 40년 만에 최초로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1위 수성)'에 성공한 SSG를 상대로도 대등한 접전을 펼쳤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가운데 5차전 4-5, 6차전 3-4로 한 점 차 역전패를 당했어도 전력 열세라는 평가를 극복하고 명승부를 펼쳤다.

홍 감독은 재계약 직후 "구단에 감사하다.

항상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들께도 감사하다.

멋진 선수들과 내년에 더 높은 곳을 향해 다시 도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홍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선수단 장악력이다.

코치와 감독까지 올해로 14년째 히어로즈에 몸담은 홍 감독은 정규시즌 장기 레이스를 끌어가는 '운용의 묘'를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는 단기전에서 '승부사' 능력까지 입증했다.

고형욱 단장은 "뛰어난 리더십과 통솔력을 바탕으로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선수단을 하나로 뭉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끈 점을 인정했다.

홍 감독과 재계약하는 데 구단 내 이견은 없었다"고 힘을 실어줬다.

이번 재계약으로 홍 감독은 2025시즌까지 팀을 이끌게 됐다. 히어로즈 구단 역사상 재계약에 성공한 건 김시진(2009∼2012년) 2대 감독, 염경엽(2013∼2016년) 3대 감독 이후 홍 감독이 세 번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