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MBC 전용기 배제에 "치졸한 언론 탄압…뒤끝 작렬 소인배"(종합)

민주 과방위원들 "尹대통령 이성 되찾길…신속히 결자해지해야"
이정미 "치졸한 보복 행정이자 언론 탄압"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10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에서 MBC 출입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허용하지 않은 것을 언론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도중 불거진 '비속어 논란'을 제일 먼저 보도했다는 이유로 MBC를 배제한 것은 '언론 길들이기'라며 보복 행위를 거두라는 게 야당 주장이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헌법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서 헌법적 가치인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있으니 참으로 참담하다"며 "언론이 대통령의 나팔수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대통령 순방 MBC 배제는 치졸하고 황당한 언론 탄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지난 순방에 민간인인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까지 대통령 전용기에 태우지 않았느냐"며 "그러면서 국민 알권리를 위해 동행하는 언론인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부디 이성을 되찾고 해외 순방 준비에 집중하시길 당부한다"며 "불필요한 논란은 신속히 결자해지 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제 외교 무대에서 자신이 비속어를 내뱉어 평지풍파를 일으켰으면서도 반성은커녕 순방 전용기에 보도 언론사 탑승을 치졸하게 불허하는 뒤끝 작렬 소인배 같은 보복 행위까지 이어갔다"고 언급했다. 의원들도 페이스북 글로 비판에 가세했다.

이원욱 의원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발상은 2022년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신동근 의원은 "참으로 치졸하다"며 "뉴욕 순방의 한복판에서 대통령이 비속어를 사용한 것이 문제이지, 그걸 보도한 언론이 문제일 수는 없다"고 적었다. 고민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언론에 정권의 나팔수, 정권의 부역자 역할을 기대하셨던 것이냐"며 "단순한 폭주를 넘어서 이성을 잃고 거리를 헤매는 윤석열 정부를 보며 어디까지 망가지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언급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언론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고 민주주의의 시작"이라며 "언론 탄압한 정권이 성공한 역사는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누가 봐도 이번 대통령실의 조치는 MBC가 뉴욕 순방 시 대통령이 행한 비속어를 그대로 보도한 데 대한 치졸한 보복 행정이자 언론 탄압"이라며 "해외순방 때마다 발생하는 여러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언론탄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엇이 그토록 불안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