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반도체 수출통제…韓기업과 긴밀히 소통"

테아 켄들러 미 상무부 차관보

"국가안보 이유로 부당 간섭 안돼
갑작스럽게 놀랄 일 없게 하겠다
중간선거 결과로 정책 안바뀔 것"
테아 켄들러 미국 상무부 수출관리 담당 차관보(사진)는 10일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가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내년에 갑작스럽게 놀랄 일이 없도록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켄들러 차관보는 이날 주한미국대사관 주최로 서울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코리아(ACK)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년 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가 중국 공장을 철수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미 상무부는 지난달 7일 미국 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고사양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해선 1년간 유예 조치를 통해 장비 수입의 예외를 허용했다. 이에 국내 산업계에선 1년의 유예 기간 뒤 반도체 기업이 다시 수출통제 조치를 적용받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켄들러 차관보는 “제 입장에서 특정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련 내용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런 기업에 대한 고려는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 활동에 부당하게 간섭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우리가 제한하려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용도 사용물자에 대한 접근”이라며 “중국의 첨단 기술과 관련해 높은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첨단 반도체 칩이 들어간 슈퍼 컴퓨터와 인공지능(AI) 기술로 레이더 등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켄들러 차관보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하원 탈환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통제 방향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가 안보는 초당적 사안”이라며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에서는 지금까지의 (대중 수출통제) 접근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켄들러 차관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할 탄약 등을 북한에서 들여온다는 미 당국의 발표도 재확인했다. 그는 “(탄약) 구매 링크를 파악하고 이를 끊어놓기 위해 우리(미국)가 굉장히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켄들러 차관보는 지난 8일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한·미 수출통제 워킹그룹 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회의에선 한·미가 미국의 반도체 수출통제 관련 정보를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