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규 골' 벤투호, 월드컵 출정식서 아이슬란드에 1-0 진땀승(종합)

부상 회복 중인 김진수 공백 속 스리백 실험…센터백 박지수 부상 악재
12일 최종명단 발표 후 14일 오전 결전지 카타르 출국
4년여를 달려온 벤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에서 진땀승을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33분 터진 송민규(전북)의 헤딩 골을 끌까지 지켜내 1-0으로 힘겹게 이겼다.

이날 경기는 오는 21일(한국시간) 카타르 월드컵 개막 전 한국 대표팀이 치르는 마지막 실전이었다.

월드컵 출정식을 겸한 아이슬란드전을 마친 벤투 감독은 12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어 26명의 카타르 월드컵 최종명단을 발표한다. 이후 대표팀은 14일 오전 0시 2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결전지 카타르로 떠날 예정이다.

아이슬란드는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 8강에 올라 북유럽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팀이다.

다만,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62위로 한국(28위)보다 한참 낮고,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이 아니라 이번에 방한한 아이슬란드는 한국 K리그처럼 춘추제로 운영되는 자국 리그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전력이 평소보다 더 약했다.

같은 이유로 벤투호도 유럽파 주축 선수 없이 K리거 위주로 팀을 꾸려 아이슬란드와 맞섰다.

아이슬란드 국가대표팀과 올해 1월 터키 전지 훈련 때 처음 맞붙어 5-1 대승을 거둔 바 있는 한국은 상대 전적에서 2전 전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날 벤투 감독은 그동안 주로 써온 포백 대신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세 명의 중앙수비수 권경원(감바 오사카), 김영권(울산), 박지수(김천 상무)로 최후방 수비 라인을 꾸렸다.

좌우 측면 수비수로 홍철(대구)과 윤종규(서울)가 나섰다.

백승호(전북)와 정우영(알사드)이 중원을 책임졌다.

공격진은 2022시즌 K리그1 득점왕 조규성(전북)이 최전방에 서고 송민규와 권창훈(김천 상무)이 좌우를 받쳤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다.
경기 초반 한국은 선수 간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패스 실수로 상대에게 공격 기회를 주기도 했다.

공격도 원활하지 못했다.

전반 19분 모처럼 오른쪽에서 윤종규가 올린 크로스가 조규성의 백헤딩에 이어 송민규의 발을 거쳐 페널티지역 안 왼쪽에서 있던 홍철까지 연결됐으나 '왼발잡이' 홍철의 오른발 슛은 허공으로 향했다.

전반 27분 조규성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간결한 볼 터치 후 오른발로 슈팅한 공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31분 코너킥에 이은 박지수의 헤딩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하지만 2분 뒤 결국 아이슬란드 골문을 열었다.
권창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으로 찔러준 공을 조규성이 잡아 침착하게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왼발로 띄워주자 골문 왼쪽에 있던 송민규가 머리로 받아 넣었다.

송민규의 A매치 13번째 경기 만의 첫 골이었다.

한국은 이후 박지수가 볼 경합 과정에서 발목을 다쳐 전반 44분 조유민(대전하나시티즌)과 교체해야 했다.

박지수는 들것에 실려나간 뒤 혼자 걷지 못하고 스태프에게 업혀 라커룸으로 향했다.

전반을 1-0으로 마무리한 뒤 벤투 감독은 후반 시작하며 백승호와 권창훈을 빼고 손준호(산둥 타이산) 나상 호(서울)를 투입해 대형을 유지했다.

후반 15분에는 윤종규를 불러들이고 김태환(울산)을 내보냈다.
나상호와 김태환이 버틴 오른쪽 측면에서 공격 작업이 활기를 띠었다.

후반 20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조규성이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으나 후반 25분에는 정우영의 패스를 조규성이 위협적인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 27분 조규성과 홍철을 오현규(수원)와 김문환(전북)으로 바꾸면서 이날 사용할 수 있었던 교체 카드 6장을 모두 썼다.

오른 허벅지 뒤 근육 부상에서 회복 중인 왼쪽 풀백 자원 김진수(전북)가 이날 명단에서 아예 빠진 가운데 벤투 감독은 오른쪽 풀백 김문한에게 홍철이 뛰던 왼쪽 측면 수비수 임무를 맡겨 테스트했다.

한국은 후반 36분 수비 뒤 공간으로 빠져들어 간 나상호가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내준 공에 오현규가 미끄러지면서 왼발을 뻗어봤지만 빗맞아 아쉬움을 삼켰다.
대표팀은 교체 선수를 모두 활용한 상황에서 후반 38분 정우영이 부상 우려로 스스로 벤치로 물러나 남은 시간은 10명에서 싸웠다.

최전방에 오현규만 서고, 김문환이 중앙으로 옮겨 4-4-1 대형으로 맞서며 월드컵 최종 리허설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송민규는 경기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