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최지만의 다짐 "기회 주면 좌투수 상대로 활약할 것"

탬파베이서 플래툰 시스템에 갇혔던 최지만 "스위치 히터는 생각 없다"
"수비 시프트 금지 개정안, 개인 성적에 도움 될 것"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한 최지만(31)은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 시절 '반쪽짜리 선수'로 불렸다. 좌타자 최지만은 유독 좌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였고, 좌완이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 벤치를 지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최지만은 극단적인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타자를 번갈아 기용하는 것)을 운용하는 탬파베이에서 우완 투수 전담으로 활동했다.

최지만은 이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2020시즌엔 스위치 히터로 변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효과는 크지 않았고, 이듬해부터 다시 좌타자로 활동했다.

최지만은 피츠버그 이적이 답답한 상황을 이겨낼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는 16일(한국시간) 화상 인터뷰를 통해 "기회만 준다면 좌투수를 상대로도 활약할 수 있다"고 다짐했다.

최지만은 이날 국내외 매체를 대상으로 한 화상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그동안 좌완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여 출전 기회를 제한적으로 받았다"며 "항상 좌투수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도 자신 있으며, 피츠버그에서 기회를 많이 받는다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스위치 히터를 (다시) 할 생각은 없다"며 좌타자로 계속 활동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최지만은 내년 시즌부터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는 MLB 규정 개정안이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내가 좌타자라서 타구가 1-2루 방면으로 가는 경향이 많았다"며 "수비 시프트가 금지되면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안타가 나올 가능성이 커져서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피츠버그의 홈구장인) PNC파크를 방문해 구장 특성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 PNC파크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이 없다"고 전했다.
지난 12일 귀국한 최지만은 현재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조만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몸 상태 회복에 전념할 계획이다.

5월 중순부터 오른쪽 팔꿈치 통증에 시달린 최지만은 진통제를 맞으며 2022시즌을 소화했다.

그는 수술에 관한 질문에 "간단한 수술이라서 심각하지 않다"며 "재활 기간이 짧고, 내년 스프링캠프 참가에도 문제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올 시즌 타격할 때 팔이 잘 펴지지 않아서 불편한 감각을 느꼈다"며 "몸 상태를 회복한 뒤 내년 시즌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탬파베이 소속 시절 화려한 세리머니와 유쾌한 행동으로 팬과 동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최지만은 새 팀에 빠르게 적응한 뒤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처음 탬파베이에 입단했을 때 고참들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며 "(당시 고참들처럼) 똑같이 하면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이어 "피츠버그엔 친한 선수들이 많지 않지만 한국 선수 두 명(박효준, 배지환)을 잘 알고 있다"며 "빨리 적응하겠다"고 했다.

최지만은 피츠버그 40인 명단 포함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피츠버그는 최지만에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기대한다.

최지만은 새 시즌 목표에 관해 "올해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며 "성적보다 더 중요한 건 다치지 않는 것이다.

재활 훈련을 충실하게 해서 몸 관리를 잘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최지만은 2022시즌 11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3, 11홈런, 52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