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폴란드 피격 긴급회의…'우크라 오발' 초기평가속 '신중'(종합)

사무총장 기자회견 예정…벨기에 "러 미사일 요격하려던 우크라 대공체계 결과물"
결론 무관하게 '러 비판' 고조될 듯…英총리 "러 침공 아니었다면 없었을 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6일(현지시간) 회원국인 폴란드에 떨어져 폭발한 미사일과 관련해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서방은 현재까지 초기 평가를 토대로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려던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에 의한 '사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나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 본부에서 30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북대서양위원회(NAC)를 주재했다.

NAC는 나토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나토 주재 대사들은 평상시에도 매주 수요일마다 정기 회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어제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폴란드 동부에서 발생한 폭발을 다룰 예정"이라고 나토는 사전에 예고했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폴란드 외무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40분께 폴란드 루블린주 흐루비에슈프군 프셰보두프 마을의 농작지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했다. 초기에는 러시아에서 발사된 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이 미사일이 러시아에서 발사된 것인지 묻는 취재진에게 "그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전 정보가 있다"며 "탄도 궤적을 보면 러시아에서 발사됐을 것 같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및 나토 동맹국에도 "폴란드에서 일어난 폭발은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나토 회원국인 벨기에의 뤼디빈 드동데르 국방장관도 성명에서 "입수 가능한 초기 정보를 토대로 이번 피격은 러시아 미사일을 요격하려던 우크라이나 대공체계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
다른 회원국들도 신중한 입장이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 관계자는 "이 문제에는 아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사일 종류를 파악했다고 해서 배후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실수를 하고 싶지 않은 주제"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주축인 나토 역시 이날 회의에서 유사한 평가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전날 오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면서 "모든 사실이 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조사 결과와 무관하게 이번 사고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지정학적 위기가 현실화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비판 목소리는 커질 전망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이번 미사일 공격의 주체에 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총체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

수낵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푸틴이 일으킨 전쟁의 잔인하고 가차 없는 현실"이라며 "이것이 계속되는 한 우리와 동맹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고 세계 경제를 계속 황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폴란드 미사일 공격의 배후상황에 관해 전면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재 폭력 상황에 명백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도 트위터에서 "한가지 논리를 고수할 필요가 있다.

전쟁은 러시아가 시작했고 러시아가 진행 중"이라며 "러시아가 순항 미사일로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고 러시아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러시아가 유럽 동부 지역을 예측 불허의 전장으로 만들었다"며 "미사일과 관련한 어떤 사건에도 다른 설명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