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수능 고사장서 영어 듣기평가 10분 늦게 시작해 논란(종합)

교육청 "테스트 중 앰프 오작동 신고…종료 후 4분 더 제공"
"교육과정평가원 상황별 처리 사례 따라 조치"…수험생·학부모, 대책 요구
17일 대전 한 고등학교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에서 영어 듣기평가를 10분 늦게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노은고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오후 1시 10분부터 시작해야 할 영어 듣기 평가를 10분이 지나서야 시행했다.

당시 오후 1시 7분부터 테스트 방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고사장 교실 일부 앰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고가 들어온 데 따른 조치였다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감독관들은 수험생들에게 일단 지문 독해 문제를 풀 것을 안내한 뒤 앰프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는 오후 1시 20분부터 듣기 평가를 진행했다. 이어 수험생이 입었을 손해를 고려해 시험 종료 이후 문제 풀이에 4분을 더 제공했다고 교육 당국은 설명했다.

당시 노은고에서는 16개 반에서 수험생 345명이 시험을 보는 중이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시험 시작 전 앰프 오작동을 찾아낸 뒤 수험생들에게 독해 문제를 먼저 풀라고 안내했다"며 "이로 인한 시간 손실은 없다고 보지만 당황했을 수험생들을 고려해 추가 시간까지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매뉴얼 격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시험 당일 상황별 처리 사례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며 "추가 시간도 자체적으로 측정해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험관리 주요사례집' 21쪽에는 듣기평가와 관련해 '원인 불명 또는 기기 고장 등으로 신속한 조치가 불가능한 경우' 듣기평가를 제외한 독해 문항을 먼저 응시토록 하고 조치 완료 후 듣기평가를 하도록 돼 있다.

시험장 책임자는 필요할 경우 상황 파악·조치 사항 결정, 안내 등에 든 시간을 감안해 시험 종료 시간을 조정하게 돼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감독관 유의사항 15쪽에도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고 교육청은 전했다.

하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따른 보상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노은고에서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의 학부모는 "10분이 지나서야 다른 문제를 먼저 풀고 있으라고 안내를 받았다고 하고, 이후 답안지 마킹할 시간을 4분 더 준 게 다였다"면서 "수험생들에게는 1분 1초가 매우 중요한데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으니, 이 학교에서 시험 본 학생들에게 확실한 보상과 대책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