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APEC서 귀국길…공급망 안정 강조, 北도발 긴급대응

선언문에 '개방·안정적 공급망'…美등 5개국과 "국제사회, 北도발 단호 대응"
뉴질랜드·페루 등 3개국과 양자 회담…'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 요청 활동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일정을 마치고 20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올랐다. 한 총리는 17일부터 2박4일간의 태국 방문에서 APEC 회원국에 세계 공급망 안정, 기후변화 대응, 다자무역체제 복원 등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강조했다.

또 출장 기간 발생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는 미국, 일본 등 정상급 인사들과 함께 도발을 규탄하면서 국제사회의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 APEC서 공급망 안정·기후변화 대응 강조
한 총리는 18∼19일 이틀간 진행된 APEC 정상회의에서 올해 주제인 '개방, 연결, 균형'에 맞춰 한국과 APEC 회원국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피력했다. 한 총리는 먼저 18일 '균형적, 포용적, 지속 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한 1세션에서는 "녹색 경제로의 전환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사회적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복원하면서 동시에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고 저소득 가구 보호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무역과 투자'가 주제였던 19일 2세션에서 한 총리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무역체제가 강화되는 데 APEC이 노력해 달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특히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논의 진전을 위해 APEC 회원국들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총리실은 "한 총리는 WTO 분쟁 해결절차를 개혁하고 디지털 규범 협상을 진전시킬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19일 채택된 정상 선언문에는 한국의 제안으로 "우리는 개방적이고 안정적이며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조성하고, 공급망의 연결성을 강화하며 훼손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 간 갈등으로 세계 자원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정상 선언문에 이를 명시함으로써 앞으로 논의를 이어나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현지에 동행한 외교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 총리는 본회의 등 여러 발언 계기에 기후변화 대응 중요성도 강조했다.
◇ 북 ICBM 도발에 한총리 등 6개국 정상급 인사 긴급 회동
한 총리의 태국 방문 2일차이자 APEC 본회의 첫날이었던 18일에는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북한이 방콕 현지시간 오전 8시 15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한 총리는 본회의 1세션 중에 먼저 북한의 도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등도 이어서 북한 도발을 비판했다.

곧이어 해리스 부통령 요청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모여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비공개 회담을 했다.

한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북한의 이번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복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라며 "국제사회가 통일돼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3개국과 양자회담…BIE 회원국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한 총리는 출장 기간에 3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부통령과 각각 만나 각국과의 경제 협력 심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의 부산 유치에 대한 지지 요청도 출장 기간 중요한 과제였다. 총리실은 "한 총리는 회의 틈틈이 APEC 정상 중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정상을 모두 직접 만나고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