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위드인] 올해 첫 서브컬처 신작 '에버소울'…내실화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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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게임플레이 속 캐릭터와 상호작용 요소 돋보여 서브컬처(Subculture) 게임이 화두다. 서브컬처는 주류 문화에 대비되는 '하위문화'를 일컫는 사회학 용어지만, 게임 업계에서는 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장르 전반을 지칭하는 단어로 쓰인다.
한때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서브컬처 게임은 최근 그 잠재력을 알아본 동아시아권 대형 게임사가 잇따라 뛰어들며 더는 하위문화가 아닌, 당당한 '주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일례로 호요버스의 '원신'은 2020년 발매 이후 2년간 전 세계에서 4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며 중국 게임사의 역량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고, 넥슨의 '블루아카이브'는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작년 말 '대한민국 게임대상' 3관왕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5일 출시한 '에버소울'은 '프린세스 커넥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 유명 해외 서브컬처 게임 퍼블리싱을 여럿 맡아온 이 회사가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에 던지는 출사표였다. ◇ 눈과 귀 즐거운 게임…감성적인 스토리 요소 호평
2019년 설립된 개발사 나인아크가 개발한 에버소울은 국내외 시장에서 순항하는 여러 서브컬처 게임과 비교해봐도 손색없는 수준의 그래픽과 연출을 보여준다.
풀 3D 그래픽으로 구성된 캐릭터의 움직임과 표정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래픽뿐만 아니라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다.
게임 속 거의 모든 대사는 20명가량의 성우진이 참여해 녹음했는데, 신생 중소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치고는 호화 라인업이라는 평가다.
에버소울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현대인 주인공이 인류가 멸망하고 인간 모습의 '정령'만 남은 미래의 지구에 '구원자'로 소환돼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이다.
제작진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캐릭터들과의 교감, 연애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각각의 캐릭터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선물을 주거나 데이트를 해서 단계별로 호감도를 쌓으면 '인연 스토리' 감상과 함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캐릭터와의 감성적인 상호작용 콘텐츠는 '블루아카이브', '니케: 승리의 여신'등 앞서 나온 서브컬처 게임들도 도입한 바 있다.
다만 발매 초기다 보니 상당수 캐릭터의 인연 스토리가 '업데이트 예정'으로 나와 있어 빠른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인다. ◇ 방치형 게임성 호불호 갈려…콘텐츠 깊이 낮아
에버소울의 핵심 콘텐츠인 전투는 플레이어가 개입하지 않아도 진행되는 '방치형 게임'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전투 전에 플레이어가 할 일은 어느 정령을 출전시킬지 정하고, 대형을 짜는 것뿐이다.
플레이어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라 볼 수도 있으나, 반대로 말하면 깊이가 낮다는 것이다.
발매 전의 홍보 문구와 달리 전투가 '전략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레벨 디자인상 스토리에서 만나는 적들은 플레이어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조합이나 진형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중반부까지는 단 한 번의 게임오버 없이 스토리라인을 밀 수 있었다.
월정액 패키지를 구매하면 전투력 격차가 큰 적과의 전투는 통째로 '스킵'할 수도 있는데, 전투가 지겨움을 유발할 수 있는 반복적 요소임을 개발진이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콘텐츠의 전반적인 깊이도 부족하다.
주인공을 직접 조작해 맵을 탐험하는 '스토리 던전', '미궁', '기억의 회랑'은 처음 경험할 때는 참신하지만, 사실상 일자식 구성인 데다 맵 구조가 판마다 똑같다.
제작진은 지난달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를 '로그라이크 요소'가 있다고 소개했으나, 로그라이크의 핵심은 알고리즘에 따라 무작위로 생성되는 스테이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안일한 설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에버소울의 BM(수익모델)은 확률형 뽑기로 캐릭터를 모으고, 동일한 캐릭터를 모아 캐릭터를 강화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계정 생성 후 첫 1회에 한해 10연속 뽑기 결과를 미리 보고 수령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데다, 최고 등급인 에픽 등급 정령을 획득할 확률도 4%로 높은 편이다.
물론 전투에 실질적으로 투입할 만한 에픽 등급 정령을 '레전더리', '이터널', '오리진' 등급으로 성장시키려면 같은 등급의 같은 캐릭터 또는 동일 타입 캐릭터를 재료로 써야 하기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강해지려면 상당한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 서브컬처 게임 '춘추전국시대', 에버소울이 공략할 수 있을까
에버소울의 발매 직후 성적은 나쁘지 않다.
에버소울은 발매 당일 국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8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경쟁이 2023년에도 격화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올해 국내에 출시되는 서브컬처 게임만 해도 '브라운더스트2', '헤븐 번즈 레드', '블루 프로토콜',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등 국내외 대형 개발사의 신작으로 가득하다. 잠재력 있는 지식재산(IP)인 에버소울이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서브컬처 게임으로 자리매김할지, 또 이용자를 붙잡아둘 수 있을지는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와 내실 강화가 관건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한때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서브컬처 게임은 최근 그 잠재력을 알아본 동아시아권 대형 게임사가 잇따라 뛰어들며 더는 하위문화가 아닌, 당당한 '주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일례로 호요버스의 '원신'은 2020년 발매 이후 2년간 전 세계에서 4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며 중국 게임사의 역량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고, 넥슨의 '블루아카이브'는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시장에서도 흥행에 성공해 작년 말 '대한민국 게임대상' 3관왕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5일 출시한 '에버소울'은 '프린세스 커넥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 유명 해외 서브컬처 게임 퍼블리싱을 여럿 맡아온 이 회사가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에 던지는 출사표였다. ◇ 눈과 귀 즐거운 게임…감성적인 스토리 요소 호평
2019년 설립된 개발사 나인아크가 개발한 에버소울은 국내외 시장에서 순항하는 여러 서브컬처 게임과 비교해봐도 손색없는 수준의 그래픽과 연출을 보여준다.
풀 3D 그래픽으로 구성된 캐릭터의 움직임과 표정은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래픽뿐만 아니라 사운드에도 공을 들였다.
게임 속 거의 모든 대사는 20명가량의 성우진이 참여해 녹음했는데, 신생 중소 개발사가 제작한 게임치고는 호화 라인업이라는 평가다.
에버소울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현대인 주인공이 인류가 멸망하고 인간 모습의 '정령'만 남은 미래의 지구에 '구원자'로 소환돼 세계를 지키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이다.
제작진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캐릭터들과의 교감, 연애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각각의 캐릭터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고, 선물을 주거나 데이트를 해서 단계별로 호감도를 쌓으면 '인연 스토리' 감상과 함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캐릭터와의 감성적인 상호작용 콘텐츠는 '블루아카이브', '니케: 승리의 여신'등 앞서 나온 서브컬처 게임들도 도입한 바 있다.
다만 발매 초기다 보니 상당수 캐릭터의 인연 스토리가 '업데이트 예정'으로 나와 있어 빠른 업데이트가 필요해 보인다. ◇ 방치형 게임성 호불호 갈려…콘텐츠 깊이 낮아
에버소울의 핵심 콘텐츠인 전투는 플레이어가 개입하지 않아도 진행되는 '방치형 게임'의 문법을 따르고 있다.
전투 전에 플레이어가 할 일은 어느 정령을 출전시킬지 정하고, 대형을 짜는 것뿐이다.
플레이어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라 볼 수도 있으나, 반대로 말하면 깊이가 낮다는 것이다.
발매 전의 홍보 문구와 달리 전투가 '전략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레벨 디자인상 스토리에서 만나는 적들은 플레이어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조합이나 진형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중반부까지는 단 한 번의 게임오버 없이 스토리라인을 밀 수 있었다.
월정액 패키지를 구매하면 전투력 격차가 큰 적과의 전투는 통째로 '스킵'할 수도 있는데, 전투가 지겨움을 유발할 수 있는 반복적 요소임을 개발진이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콘텐츠의 전반적인 깊이도 부족하다.
주인공을 직접 조작해 맵을 탐험하는 '스토리 던전', '미궁', '기억의 회랑'은 처음 경험할 때는 참신하지만, 사실상 일자식 구성인 데다 맵 구조가 판마다 똑같다.
제작진은 지난달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를 '로그라이크 요소'가 있다고 소개했으나, 로그라이크의 핵심은 알고리즘에 따라 무작위로 생성되는 스테이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안일한 설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에버소울의 BM(수익모델)은 확률형 뽑기로 캐릭터를 모으고, 동일한 캐릭터를 모아 캐릭터를 강화하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계정 생성 후 첫 1회에 한해 10연속 뽑기 결과를 미리 보고 수령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데다, 최고 등급인 에픽 등급 정령을 획득할 확률도 4%로 높은 편이다.
물론 전투에 실질적으로 투입할 만한 에픽 등급 정령을 '레전더리', '이터널', '오리진' 등급으로 성장시키려면 같은 등급의 같은 캐릭터 또는 동일 타입 캐릭터를 재료로 써야 하기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강해지려면 상당한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 ◇ 서브컬처 게임 '춘추전국시대', 에버소울이 공략할 수 있을까
에버소울의 발매 직후 성적은 나쁘지 않다.
에버소울은 발매 당일 국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8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경쟁이 2023년에도 격화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올해 국내에 출시되는 서브컬처 게임만 해도 '브라운더스트2', '헤븐 번즈 레드', '블루 프로토콜', '붕괴: 스타레일', '젠레스 존 제로'등 국내외 대형 개발사의 신작으로 가득하다. 잠재력 있는 지식재산(IP)인 에버소울이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서브컬처 게임으로 자리매김할지, 또 이용자를 붙잡아둘 수 있을지는 추가 콘텐츠 업데이트와 내실 강화가 관건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