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기구매' 러 용병회사 와그너, 아프리카·유럽서 활동 확대

중아공·세르비아·벨라루스 등서 움직임…美 정보당국 촉각
북한 무기를 구매한 것으로 미 당국이 지목한 러시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이외 지역에서도 활동 반경을 확대해 미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9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및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와그너 그룹이 움직임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미 정보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신흥 재벌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실소유주인 용병 회사로,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합병 과정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시리아와 아프리카 등 러시아가 개입한 분쟁 지역에서 잔혹함으로 악명을 떨쳤다. 2016년부터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일련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지난해 말에는 한층 강력한 수출통제에 묶인 상태다.

미국은 지난해말 와그너 그룹이 북한으로부터 로켓과 미사일을 구입했다고 발표하고, 추가 제재를 예고하기도 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이외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 말리, 세르비아, 벨라루스, 마다가스카르, 리비아 등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아공에서는 수도 방기에 2018년 '러시아 하우스'를 건립한 뒤 포스탱-아르캉주 투아데라 중아공 대통령의 경호 및 군사 훈련에 관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권단체들은 중아공에서 자행된 고문 등 인권탄압에 와그너 그룹이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유지 중인 벨라루스의 뒤에도 와그너 그룹의 용병 활동이 상당히 기여했고, 코소보 국경 지대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세르비아에서도 지난해 12월부터 공식적으로 임무를 수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카트리나 독시 연구원은 "러시아가 냉전 이후 처음으로 최근 아프리카 분쟁 지역에서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용병 회사를 이용해 장기적인 외교적 관계 강화를 도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와그너 그룹의 입지 축소를 위해 추가적인 금융 제재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