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미국의 대러시아 정책, 히틀러의 대소전쟁과 같다"

"핀란드·스웨덴 나토 가입시 상응 군사조치 있을 것"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러시아 정책이 나치 히틀러의 대소전쟁과 같다고 비난했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연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 위해 유럽을 예속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면서 "아돌프 히틀러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역시 과거에 같은 전략을 쓴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러시아 문제에 대한 최종 해법을 찾는 것이 목표"라며 "히틀러가 유대인 문제에 대한 최종 해법을 원했듯, 서방 정치인들은 러시아가 전략적 패배를 겪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이 우크라이나 침공 오래전에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벌여온 하이브리드 전쟁으로 촉발됐으며,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안보를 위협할 어떤 군사 시설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5월에도 히틀러가 유대계 혈통이라는 발언을 해 이스라엘의 반발을 산 적이 있다.

그는 핀란드와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대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들 나라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상응하는 군사적 조처를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평화협상에 대해 열려 있으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진지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협상과 관련해 서방의 진지한 제안을 고려할 준비가 돼 있으나 아직 아무런 진지한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안한 10개 평화공식에 대해서는 "완전히 터무니없는 계획"이라고 비난하고 그와 대화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군 철수와 정의 회복, 핵 안전과 식량 안보 등 10개 평화공식을 제안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해 가장 비극적인 단어로는 '전쟁'을, 가장 힘이 되는 단어로는 '승리'를 꼽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