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분야, 올해부터 경제 성장서 역할 더 줄어들 것"

23년만에 투자액 줄어…"당국, 전면 부양책 취하지 않을 듯"
중국의 경제 성장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역할이 올해를 시작으로 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명백한 경향을 볼 때 2023년을 시작으로 부동산 분야는 중국의 광범위한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올해 부동산 분야에 대해 전면적인 부양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IU는 "중국 당국의 핵심은 유사한 정책이 작은 도시들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음에도, 이미 가격이 오른 1선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들에서 구매 제한을 크게 완화하거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대폭 낮추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또한 시장 투기 억지 노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는 도덕적 해이를 우려해 어려움에 처한 부동산 개발업체를 무차별적으로 구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신규 주택 공급이 줄고 신규 토지 취득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건설 붐을 막고 분양 가능한 프로젝트의 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작년 부동산 개발 투자액이 전년 대비 10.0% 감소한 13조2천895억 위안(약 2천431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액이 줄어든 것은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후 처음이다.

비중이 가장 큰 주택 개발 투자액은 10조646억 위안(약 1천841조원)으로 전년 대비 9.5% 줄어들었다.

중국의 부동산 분야는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며 오랜 기간 중국의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중국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E-하우스차이나 옌위에진 연구원은 "부동산 투자액의 두 자릿수 감소는 중국 정부가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악화 상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속에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시작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채무불이행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침체가 경제에 큰 충격을 안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부동산 업계가 전체 경제에 주는 부담이 지난해처럼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부동산 시장이 점차 안정되기에 유리한 조건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