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서는 EU…IRA 혜택 받으려 美와 FTA 논의

원자재·핵심광물 분야 국한
예외조항 적용받는 게 목적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원자재와 핵심 광물 분야에 국한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예외 조항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25일(현지시간)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EU와 미국이 광물과 원자재 분야 협정 논의를 시작했다”며 “초기 단계”라고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유럽과 핵심 광물 교역과 관련해 협정을 맺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해당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풀이된다.옐런 장관은 WSJ에 “EU와 일본 등 미국의 교역 파트너들이 IRA 혜택을 받기 위해선 먼저 FTA부터 맺어야 한다”며 “EU나 일본이 원하면 대상을 광물에 한정한 협정을 맺을 수 있고, 이를 FTA 수준으로 인정해 혜택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8월 공표된 IRA법은 북미산 전기차 등에만 세액공제 등 각종 혜택을 주는 법안이다. IRA에는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를 위한 예외 조항이 있다. IRA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북미 지역이나 미국의 FTA 체결국에서 채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40%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해당 예외 규정을 놓고 EU의 일부 관료는 “FTA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에 미국과 체결한 다양한 무역 관련 협정으로 갈음하자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옐런 장관 등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광물 관련 FTA를 맺자”고 제안해 양측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블룸버그는 “미국이 IRA법을 추진한 것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데 주요 목적이 있기 때문에 파트너 국가들과 광물 및 원자재 분야 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은 EU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