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근 정진상, 백현동 사업기간 김인섭과 115차례 통화

경찰, 2014~2015년 두사람 통화내역 수사통지서에 담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이른바 '백현동 개발' 사업기간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와 10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정치권과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18일 검찰에 송치한 김 전 대표의 수사결과 통지서에는 정 전 실장과의 통화내역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실장과 김 전 대표는 백현동 개발사업이 추진되던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1년여간 115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 전 실장이 혐의를 부인해 온 것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정 전 실장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경찰 소환 조사(1차 조사)에서 "백현동 사업 관련, 김인섭 씨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는 진술을 했다.

김 전 대표와의 친분에 대해서는 "평소 연락을 하고 지내는 사이는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경찰은 구속된 정 전 실장에 대해 이뤄진 이달 초 구치소 접견 조사(2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와는 다르게 김 전 대표와의 1년치 통화 내역을 제시하며 추궁을 이어간 갔다고 한다. 정 전 실장은 통화내역 제시에도 불구하고 "김인섭 씨와 통화한 사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안부를 묻는 차원의 전화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 대표의 또 다른 측근이었던 김 전 대표가 사업시행사인 아시아디벨로퍼에 영입된 2015년 1월을 전후해 두 사람 간 수많은 연락이 오간 점 등에 미뤄 김 전 대표의 알선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이런 사정을 종합해 지난 16일 김 전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다만 검찰은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당일 경찰에 반려했다.

경찰은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으로 보더라도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지난 18일 김 전 대표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어 경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한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정모 씨, 사업에 관여한 성남시 공무원 3명 등 총 10명의 사건을 이날 검찰에 이송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이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까지 한꺼번에 수사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28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이들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8일 송치한 김 전 대표의 사건은 아직 검찰 단계에서 수사 중이므로,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며 "이 대표와 정 전 실장 등의 업무상 배임 혐의 사건도 이날 검찰로 이송한 상태여서 수사가 계속 중"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