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경제 회복을 강조하자 지방정부들이 외국 투자와 인재 유치전에 나섰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춘제(春節·설) 연휴 전후로 여러 지방 정부들이 외국 투자와 인재 유치를 위해 각종 새로운 경제 지원책을 발표했다.
지난 주말 저장성은 관내 외국 기업들에 영어와 중국어로 쓴 서한을 보내 외국 자본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저장성은 "2023년 대단한 의지와 비상한 정책, 엄청난 노력으로 글로벌 투자와 협력을 유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 18일 장쑤성은 외식·소매·관광 분야 소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과 중소기업을 위한 100억 위안(약 1조8천억 원) 규모 특별 기금 조성 등을 포함한 42개 경제 지원책을 발표했다.
장쑤성은 또한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별도로 7억 위안(약 1천270억 원)의 예산을 떼어놓았다. 이를 통해 관내 기업이 해외 중요 무역 전시회에 참석하는 경비를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외국 기업 중역들이 투자 협상을 하러 오도록 초청하겠다는 것이다.
상하이시 푸둥구는 지난 주말 세계 최고 과학자와 기술 인재를 비롯해 학자와 박사급 연구원 등을 유치하고자 새로운 보조금 정책을 개시했다.
해당 인재 유치 정책은 생의학, 반도체 제조와 집적회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에 앞서 상하이시는 1등급 국제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공약하며 기업의 어려움을 덜어줄 32개 정책을 발표했다.
SCMP는 "중국이 지난해 40여 년 만에 두 번째로 낮은 3%에 불과한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중국 당국은 올해 경제 회생에 필사적"이라며 "여러 지방 정부들이 외국 자본에 대한 인센티브와 세금 감면을 통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거나 약속했다"고 전했다.
다만 기업과 전문가들은 해당 지원책의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SCMP에 보낸 입장문에서 "중국이 이제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유럽 기업들은 터널 끝의 빛을 일부 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다만 리오프닝(일상 회복) 이후 첫 번째 감염 파도에 따른 충격은 1분기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중국의 인구배당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부동산 위기와 부채 문제,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은 여전히 외국 투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예측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를 보장하도록 일관되고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법치에 근간해 외국과 중국 기업을 똑같이 대우하는 기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에 필수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 딩솽은 이들 지방정부의 지원책들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경제 친화적·기업 친화적 환경을 목표로 전면적으로 이뤄진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조치들은 중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제재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으로부터의 고립 위험을 피하려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년간의 '제로 코로나'에 따른 취업난, 폐업, 낮은 시장 신뢰도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사람들은 생계를 꾸려야 하기에 신뢰가 회복되지 않더라도 시장의 개선을 유지하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투자는 여전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점진적인 리오프닝 속에서 서비스 분야의 소비자 수요는 단기적으로 상당히 회복될 것이며 앞으로 산업 생산이 더 나은 성장을 유지한다면 중국은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5%와 7.0%의 성장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맥쿼리의 래리 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제로 코로나'로 소비자와 투자 신뢰도가 크게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점진적인 과정이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