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작품 경쟁에 '지정학적 지뢰밭' 된 오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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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정적 나발니 vs 우크라 최전방 보육원
다큐 후보작에 공동 선정…"모두가 중요한 것 위해 싸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작품 경쟁으로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무대가 '지정학적 지뢰밭'이 됐다고 8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지난 24일 공개한 제95회 오스카상 시상식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에는 총 5편이 이름을 올렸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러시아 야권 운동가에 대한 작품 '나발니(Navalny)'와 우크라이나 최전방 보육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 '어 하우스 메이드 오브 스플린터스(A House Made of Splinters)'다.
영화 '나발니'는 HBO맥스와 CNN필름이 공동제작하고 대니얼 로어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다. 주인공 알렉세이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로, 영화 '나발니' 또한 친푸틴 성향의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나발니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크림반도를 돌려주겠냐'는 질문에 "크림반도가 샌드위치처럼 가져갔다가 돌려줄 수 있는 거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인들의 비난을 샀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번 영화 또한 러시아 '민족주의자' 나발니의 이면을 가리기 위한 술수라고 의심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비영리단체 반부패행동센터(ANTAC) 소속 변호사 테티아나 셰우추크는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면서도 반전 활동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전쟁 11개월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하지만 오스카상이 다가오자 활동을 늘리며 반전 활동을 흉내 내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가 그들에게 상을 준다면 또 다른 눈치 없는(tone-deaf) 행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발니의 반부패 수사팀을 이끄는 마리아 페프치흐는 이러한 비판에 대한 폴리티코의 질의 답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 '나발니'는 배우 휴 잭맨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 지지하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나발니'에 출연한 불가리아 탐사보도 기자 크리스토 그로제프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수만 명이 살해당했고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며 "한 러시아인의 운명을 다룬 영화에 대한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오스카 후보에 이 영화가 오르는 것에 화를 내는 우크라이나인들과 논쟁을 벌이지 않으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나발니는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이 장기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국적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반전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발니'의 경쟁작 '어 하우스 메이드 오브 스플린터스', 즉 '파편으로 만든 집'은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와 우크라이나가 제작에 참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지어진 동부 리시찬스크 지역 보육원의 아이들을 영상에 담았다.
조감독 아자드 사파로프는 "아이들은 현재 모두 해외로 대피한 상황"이라며 이후 해당 보육원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영화도 작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업계 주목을 받았으나 '나발니'만큼 언론의 눈에 띈 작품은 아니었다고 문맨프로덕션스튜디오의 다리야 바셀은 설명했다.
바셀은 "미국 배급사도 없는 상황에서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영화가 아카데미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들이 서로 영화를 추천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와 함께 후보에 오른 데 대해서는 "모두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다큐 후보작에 공동 선정…"모두가 중요한 것 위해 싸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작품 경쟁으로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상) 무대가 '지정학적 지뢰밭'이 됐다고 8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지난 24일 공개한 제95회 오스카상 시상식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작에는 총 5편이 이름을 올렸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러시아 야권 운동가에 대한 작품 '나발니(Navalny)'와 우크라이나 최전방 보육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 '어 하우스 메이드 오브 스플린터스(A House Made of Splinters)'다.
영화 '나발니'는 HBO맥스와 CNN필름이 공동제작하고 대니얼 로어 캐나다 출신 영화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다. 주인공 알렉세이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로, 영화 '나발니' 또한 친푸틴 성향의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나발니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크림반도를 돌려주겠냐'는 질문에 "크림반도가 샌드위치처럼 가져갔다가 돌려줄 수 있는 거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우크라이나인들의 비난을 샀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번 영화 또한 러시아 '민족주의자' 나발니의 이면을 가리기 위한 술수라고 의심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비영리단체 반부패행동센터(ANTAC) 소속 변호사 테티아나 셰우추크는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면서도 반전 활동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전쟁 11개월 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다"며 "하지만 오스카상이 다가오자 활동을 늘리며 반전 활동을 흉내 내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러면서 "아카데미가 그들에게 상을 준다면 또 다른 눈치 없는(tone-deaf) 행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발니의 반부패 수사팀을 이끄는 마리아 페프치흐는 이러한 비판에 대한 폴리티코의 질의 답하지 않았다.
다만 영화 '나발니'는 배우 휴 잭맨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 지지하는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나발니'에 출연한 불가리아 탐사보도 기자 크리스토 그로제프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수만 명이 살해당했고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며 "한 러시아인의 운명을 다룬 영화에 대한 반응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오스카 후보에 이 영화가 오르는 것에 화를 내는 우크라이나인들과 논쟁을 벌이지 않으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나발니는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민이 장기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국적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반전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발니'의 경쟁작 '어 하우스 메이드 오브 스플린터스', 즉 '파편으로 만든 집'은 덴마크와 스웨덴, 핀란드와 우크라이나가 제작에 참여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지어진 동부 리시찬스크 지역 보육원의 아이들을 영상에 담았다.
조감독 아자드 사파로프는 "아이들은 현재 모두 해외로 대피한 상황"이라며 이후 해당 보육원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 영화도 작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업계 주목을 받았으나 '나발니'만큼 언론의 눈에 띈 작품은 아니었다고 문맨프로덕션스튜디오의 다리야 바셀은 설명했다.
바셀은 "미국 배급사도 없는 상황에서 오스카 후보에 올랐다는 것은 영화가 아카데미에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들이 서로 영화를 추천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와 함께 후보에 오른 데 대해서는 "모두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싸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