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 품은 이정효 감독…함께 큰 꿈 꾸는 '언더독' 광주FC
입력
수정
"능력 있는 이가 가르쳐야…최고 되고픈 마음가짐"
이순민 "선수들도 큰 꿈 좇게 돼…국가대표 원해"
감독의 '레스터 시티 발언' 공감한 안영규 "우리도 역량 있어" 지난 8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K리그 미디어 캠프에 참석한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정장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지난 시즌에도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곤 했다.
이날도 특유의 정장을 고수한 이 감독은 다른 팀 감독들이 즐겨 입은 편한 훈련복 차림과 외견상 뚜렷이 대조됐다.
평소 정장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이 감독은 돌연 '꿈'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큰 꿈이 있다.
자신이 없으면 그런 꿈은 꾸지 못한다"며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그러면 어떤 분야에서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런 마음가짐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품은 야심이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회견 중 지도력을 몇 차례 언급한 점으로 미뤄 지도자로서 성공을 열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계속 잘해야 한다"는 이 감독은 "아직 우리나라 정서상 서울대 학생은 서울대 출신 교수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크지 않나. 능력 있는 사람이 가르치면 되는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시선을 의식한 듯 이 감독은 "잘하면 잘한다고 하면 되는데 우리나라 정서상 시기하고 내가 잘 안 되길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올시즌 K리그1 무대에서 가동할 팀의 전술로 공격 축구를 표방한 까닭을 설명하다가 '우리나라 정서'를 또 언급했다.
"감독할 기회가 내게 온다면 경력상 K리그2 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나라 정서에서는…"이라고 말을 흐린 그는 "깊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하지 않겠다.
용기 있게 도전하려면 공격 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86)으로 1부 승격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이 감독은 스스로 '언더독'이라 여긴다.
프로 선수 출신이지만 대표팀 등 굵직한 경력이 없어서다.
그는 지난해 9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선수 시절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적도 없다.
별다른 이력이 없는 내게 감독 기회가 처음 온다면 그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도 '언더독 정신'을 강조한 발언을 내놓은 이 감독은 새 시즌 목표 순위도 감췄다. 그는 "지인들이 너무 무모하게 자신감만 있는 게 아니냐고 한다.
내가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 선수들을 믿는 것"이라고만 밝혀 높은 목표를 설정했음을 짐작케 했다.
사실 감춰둔 목표 순위는 이 감독의 '큰 꿈'과도 연관된다.
지난 시즌 K리그2 감독상을 받은 그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시상식에서도 "큰 꿈을 안고 1부에 도전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상식 직전 기자와 만난 이 감독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 시티를 언급하며 1부에서 구상을 일부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감독은 "2016년 레스터 시티의 우승 확률이 0.02%라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도 언젠가는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웃었다.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는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EPL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 전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다가 간신히 14위로 강등을 면했던 터라 아무도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아직 이런 구상을 선수단 내 공식화하진 않았다.
미드필더 이순민은 "감독님에겐 큰 꿈이 있는 게 맞다.
그게 뭔지는 우리한테도 말씀하지 않으셨다"면서 "하지만 옆에서 보면 선수들도 꿈을 꾸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미드필더로 단상에 선 이순민은 공교롭게도 수상 소감 도중 이 감독과 똑같이 '큰 꿈'을 언급했었다.
그때 이순민은 "큰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로부터 4개월가량 지나 다시 만난 이순민은 그 꿈을 공개했다.
그는 "국가대표를 꿈꾼다.
카타르 월드컵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주장 안영규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최종적인 지점을 알려주진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안영규는 "하루가 짧을 정도로 무언가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며 이 감독이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안영규는 "감독님은 우리가 일어나기 전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을 끝내고 하루를 시작한다"며 "선수단 훈련이 끝나고 휴식 때도 항상 축구 영상을 보시더라. 모든 걸 축구에 바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레스터 시티 발언'을 회고한 안영규는 "우린 충분히 역량 있는 팀"이라며 "감독님뿐 아니라 나도 그런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
이순민 "선수들도 큰 꿈 좇게 돼…국가대표 원해"
감독의 '레스터 시티 발언' 공감한 안영규 "우리도 역량 있어" 지난 8일 제주 서귀포 빠레브호텔 연회장에서 열린 K리그 미디어 캠프에 참석한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정장을 입고 단상에 올랐다. 광주에서 처음으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지난 시즌에도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을 찾곤 했다.
이날도 특유의 정장을 고수한 이 감독은 다른 팀 감독들이 즐겨 입은 편한 훈련복 차림과 외견상 뚜렷이 대조됐다.
평소 정장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이 감독은 돌연 '꿈' 이야기를 꺼냈다. 이 감독은 "큰 꿈이 있다.
자신이 없으면 그런 꿈은 꾸지 못한다"며 "편하게 입을 수 있지만 그러면 어떤 분야에서 절대 최고가 될 수 없다.
그런 마음가짐이라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품은 야심이 무엇인지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회견 중 지도력을 몇 차례 언급한 점으로 미뤄 지도자로서 성공을 열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계속 잘해야 한다"는 이 감독은 "아직 우리나라 정서상 서울대 학생은 서울대 출신 교수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크지 않나. 능력 있는 사람이 가르치면 되는데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시선을 의식한 듯 이 감독은 "잘하면 잘한다고 하면 되는데 우리나라 정서상 시기하고 내가 잘 안 되길 바라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올시즌 K리그1 무대에서 가동할 팀의 전술로 공격 축구를 표방한 까닭을 설명하다가 '우리나라 정서'를 또 언급했다.
"감독할 기회가 내게 온다면 경력상 K리그2 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나라 정서에서는…"이라고 말을 흐린 그는 "깊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하지 않겠다.
용기 있게 도전하려면 공격 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K리그2 역대 최다 승점(86)으로 1부 승격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이 감독은 스스로 '언더독'이라 여긴다.
프로 선수 출신이지만 대표팀 등 굵직한 경력이 없어서다.
그는 지난해 9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선수 시절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적도 없다.
별다른 이력이 없는 내게 감독 기회가 처음 온다면 그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날도 '언더독 정신'을 강조한 발언을 내놓은 이 감독은 새 시즌 목표 순위도 감췄다. 그는 "지인들이 너무 무모하게 자신감만 있는 게 아니냐고 한다.
내가 자신이 있는 게 아니라 선수들을 믿는 것"이라고만 밝혀 높은 목표를 설정했음을 짐작케 했다.
사실 감춰둔 목표 순위는 이 감독의 '큰 꿈'과도 연관된다.
지난 시즌 K리그2 감독상을 받은 그는 지난해 10월에 열린 시상식에서도 "큰 꿈을 안고 1부에 도전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상식 직전 기자와 만난 이 감독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 시티를 언급하며 1부에서 구상을 일부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감독은 "2016년 레스터 시티의 우승 확률이 0.02%라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도 언젠가는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웃었다.
2015-2016시즌 레스터 시티는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EPL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 전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다가 간신히 14위로 강등을 면했던 터라 아무도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아직 이런 구상을 선수단 내 공식화하진 않았다.
미드필더 이순민은 "감독님에겐 큰 꿈이 있는 게 맞다.
그게 뭔지는 우리한테도 말씀하지 않으셨다"면서 "하지만 옆에서 보면 선수들도 꿈을 꾸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11 미드필더로 단상에 선 이순민은 공교롭게도 수상 소감 도중 이 감독과 똑같이 '큰 꿈'을 언급했었다.
그때 이순민은 "큰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로부터 4개월가량 지나 다시 만난 이순민은 그 꿈을 공개했다.
그는 "국가대표를 꿈꾼다.
카타르 월드컵을 보고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은 주장 안영규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최종적인 지점을 알려주진 않았다고 한다.
다만 안영규는 "하루가 짧을 정도로 무언가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며 이 감독이 어떤 목표든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안영규는 "감독님은 우리가 일어나기 전 달리기, 웨이트트레이닝을 끝내고 하루를 시작한다"며 "선수단 훈련이 끝나고 휴식 때도 항상 축구 영상을 보시더라. 모든 걸 축구에 바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레스터 시티 발언'을 회고한 안영규는 "우린 충분히 역량 있는 팀"이라며 "감독님뿐 아니라 나도 그런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