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서울은 기억이다

그리스도인으로 백년을·후생동물
▲ 서울은 기억이다 = 금보운·김윤미·김은진 등 지음.
높은 빌딩과 깊은 호수, 후미진 골목길과 넓은 대로, 광화문, 강남대로, 여의도….
서울은 약 1천만 명이 살아가는 대도시다. 서울 곳곳에는 그들 각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흔해 빠진 유행가에 나오는 덕수궁 돌담길이나 공원, 유적지, 거리에는 저마다의 서사가 숨 쉬고 있다.

무채색의 공간은 그런 이야기 덕택에 풍성해진다.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일부는 다음 세대로 전승되고, 그렇게 계승된 기억은 시간의 무게가 쌓이면서 공간에 특성을 부여한다.

역사학자, 도시공학자 등으로 이뤄진 저자들이 서울이라는 도시공간이 품어 온 오랜 기억을 모았다.

개발의 수혜를 입은 지역과 그렇지 못한 채 토막촌을 형성한 서대문 서쪽과 북쪽의 대비되는 풍경, 경성운동장→서울운동장→동대문디자인파크로 변화한 동대문의 모습, 오물이 흘렀지만 현재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멋진 하천으로 변모한 청계천 등을 조명한다. 아울러 공동묘지에서 만물 시장으로 바뀐 황학동, 조선 시대 내내 유휴지였다가 대학촌으로 변한 대학로, 교외 주택지로 개발되려다 무산된 후 이제는 뉴타운으로 재개발된 장위동을 비롯해 강남, 여의도, 용산 등 다양한 지역의 변화상도 소개한다.

도시사학회가 출간한 '도시는 기억이다'(2017)와 도시사학회와 연구모임 공간담화가 함께 펴낸 '동아시아 도시 이야기'(2022)의 후속작이다.

서해문집. 440쪽.
▲ 그리스도인으로 백년을 = 김형석 지음.
저자는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병약했다.

미국인 의사는 "이 애는 아버지가 의사나 되어야 하겠는데…"라고 걱정했다.

동네에서 또래와 놀다가 쓰러지면 아이들이 밭에서 일하는 어머니에게 알렸고, 모친이 달려와 저자를 품고 울었다.

저자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신앙을 접했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내 일보다 하나님 일을 하겠다"고 기도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 동안 별다른 병 없이 보냈다.

종합 건강검진도 한 번 받아보지 않았다.

103세 철학자 김형석 얘기다.

책은 저자의 신앙고백이다.

신앙은 그가 지치거나 힘들 때 매달려 용기를 얻은 생명줄이었다.

그는 종교 생활을 하면서 만난 인물과 신앙과 관련된 여러 미담을 소개한다.

그렇다고 교회에 대한 상찬만 있는 건 아니다.

몸집을 부풀리고, 교권 강화에 신경 쓰는 '교회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두란노. 292쪽.
▲ 후생동물 = 피터 고프리스미스 지음. 박종현 옮김.
동물은 원생동물과 후생동물로 나뉜다.

원생동물은 아메바와 같은 단세포 생물, 후생동물은 다세포생물이다.

장기와 조직을 지닌 인간은 후생동물에 속한다.

베스트셀러 '아더 마인즈'를 쓴 저자는 정신의 탄생 과정을 알아보기 위해 후생동물들의 생태를 추적한다.

수준급 다이버인 저자는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해면동물, 산호, 말미잘, 해파리 등과 교감을 나누고 그들의 역사를 살펴본다.

저자는 그들이 인간보다 열등하지도, 우월하지도 않은 우리의 사촌이라고 말한다. 이김. 46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