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모르는 KGC인삼공사…고희진 감독 "인색하다 욕해도 좋다"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는 리그 4위를 재탈환한 뒤에도 만족하는 법이 없었다.

팀으로나 선수 개인으로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보완해야 할 점부터 찾는 모습이었다. KGC인삼공사는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1(25-17 26-24 19-25 25-22)로 제압하며 4위로 올라섰다.

팀 블로킹 득점(16-5)에서 앞선 가운데 미들 블로커 정호영(17득점·공격성공률 57.14%)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특히 1·2세트에서 20점대에 진입한 이후 블로킹 3개, 속공 3개, 오픈 1개를 묶어 총 7점을 책임지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그러나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은 정호영에게 애정 어린 쓴소리를 내놓았다.

고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조금 더 집중력이 있어야 하고 범실을 줄여야 한다"며 "지금 '몇 점을 했다'로 만족해버리면 딱 그 정도 선수로 끝날 수 있다"고 채찍질했다.

그러면서 "저는 만족하지 않는다. 더 좋은 선수로 키워보고 싶다"며 "칭찬에 인색한 감독이라고 욕을 해도 좋다.

선수들을 더 높은 곳으로 끌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만 고 감독은 "선수들이 말은 안 했어도 부담감과 중압감이 컸을 텐데 잘 이겨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온 정호영도 마냥 기뻐하지는 않았다.

특히 4세트 9-11에서 세터 염혜선이 올려준 공을 잘못 쳐내 네트 범실로 만든 것이 뼈아팠다.

정호영은 "(공의) 그 감촉이 잊히지 않는다"며 "욕심을 부려서 공격했는데 만족스럽게 나오지 않아서 스스로에 화가 났다"고 돌아봤다.

같은 미들 블로커인 박은진은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보이기까지 했다고 한다. 정호영은 "언니와 제가 계속 (좋은 경기를) 시도했는데 게임이 끝날 때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그래도 팀은 승리해서 흘린 안도의 눈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