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 스케치북 들고 묻자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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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플레이리스트' 질문하는 콘텐츠 2030 인기
전문가 "비대면 사회 반작용…취향 인정받고 자부심 느껴" "각자의 세상을 엿듣는 기분이다. " "한정된 공간인데 이어폰 속에는 다양한 세상이 존재하는 것 같다.
" "노래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취향·분위기를 알 수 있다.
"
지하철·대학교·번화가·콘서트장 등에서 지금 무슨 노래를 듣고 있는지 묻는 단순한 형식의 콘텐츠가 2030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하철 1호선에서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15명에게 말을 거는 3분30초짜리 동영상은 조회수 100만회를 넘어섰다.
해외에서 시작한 유행이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을 타고 한국에서 떠오른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는 2011년 5월 미국 뉴욕 길거리에서 "What song are you listening to?"(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라고 묻는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설명했다. 같은 질문이지만 대학교에서 홍대입구·이태원, 콘서트장, 공항, 초등·중학교 등 장소에 따라 답변도 다양해진다.
한양대·연세대·서울대를 돌아다니며 듣고 있는 노래를 물어본 뒤 '숏폼'(Short Form)으로 가공한 영상들은 각각 조회수 500만을 넘었다.
직장인 구모(33)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서 이 콘텐츠를 찾아봤다고 한다. 구씨는 13일 "나랑 비슷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트렌드가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를 즐겨 본다는 이모(31)씨는 "좋은 노래를 찾고 싶고 다른 사람들 플레이리스트(재생목록)가 궁금해 보게 됐다"며 "소위 '힙한'(세련된) 사람들이 듣는 노래를 알고 싶기도 하고 남들이 듣지 않는 나만의 노래를 발굴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강민경(31)씨는 "남의 소소한 일상을 볼 수 있고 군더더기 없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만 물어봐 보기 편하다"며 "생각보다 사람들 취향이 다양하고 내가 듣지 않는 장르에도 좋은 노래가 많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의 인기가 타인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특히 한국 사람들은 남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며 "누가 어떤 노래를 듣는다는 구체적 내용보다는 '이런 노래가 유행이구나, 저 사람은 저렇게 사는구나' 알고 싶어하는 심리"라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호기심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라며 "코로나19 시기 일상화한 비대면이 습관이 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작용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부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그간 국내에서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는 콘텐츠는 없었다고 짚었다.
그는 "취향이 중요해진 시대"라며 "자신이 독특한 음악을 듣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인정받고 싶어 공개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취향의 소통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전문가 "비대면 사회 반작용…취향 인정받고 자부심 느껴" "각자의 세상을 엿듣는 기분이다. " "한정된 공간인데 이어폰 속에는 다양한 세상이 존재하는 것 같다.
" "노래 하나만으로 그 사람의 취향·분위기를 알 수 있다.
"
지하철·대학교·번화가·콘서트장 등에서 지금 무슨 노래를 듣고 있는지 묻는 단순한 형식의 콘텐츠가 2030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지하철 1호선에서 '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15명에게 말을 거는 3분30초짜리 동영상은 조회수 100만회를 넘어섰다.
해외에서 시작한 유행이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을 타고 한국에서 떠오른 것이다.
지하철 1호선 영상을 제작한 유튜버는 2011년 5월 미국 뉴욕 길거리에서 "What song are you listening to?"(무슨 노래 듣고 계세요?)라고 묻는 영상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설명했다. 같은 질문이지만 대학교에서 홍대입구·이태원, 콘서트장, 공항, 초등·중학교 등 장소에 따라 답변도 다양해진다.
한양대·연세대·서울대를 돌아다니며 듣고 있는 노래를 물어본 뒤 '숏폼'(Short Form)으로 가공한 영상들은 각각 조회수 500만을 넘었다.
직장인 구모(33)씨는 요즘 대학생들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 궁금해서 이 콘텐츠를 찾아봤다고 한다. 구씨는 13일 "나랑 비슷하지는 않겠지만 최근 트렌드가 무엇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 콘텐츠를 즐겨 본다는 이모(31)씨는 "좋은 노래를 찾고 싶고 다른 사람들 플레이리스트(재생목록)가 궁금해 보게 됐다"며 "소위 '힙한'(세련된) 사람들이 듣는 노래를 알고 싶기도 하고 남들이 듣지 않는 나만의 노래를 발굴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강민경(31)씨는 "남의 소소한 일상을 볼 수 있고 군더더기 없이 어떤 노래를 듣는지만 물어봐 보기 편하다"며 "생각보다 사람들 취향이 다양하고 내가 듣지 않는 장르에도 좋은 노래가 많더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의 인기가 타인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한다고 분석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특히 한국 사람들은 남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며 "누가 어떤 노래를 듣는다는 구체적 내용보다는 '이런 노래가 유행이구나, 저 사람은 저렇게 사는구나' 알고 싶어하는 심리"라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호기심은 인간의 기본적 욕구"라며 "코로나19 시기 일상화한 비대면이 습관이 된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작용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 부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그간 국내에서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는 콘텐츠는 없었다고 짚었다.
그는 "취향이 중요해진 시대"라며 "자신이 독특한 음악을 듣는 데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인정받고 싶어 공개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취향의 소통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