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교정시설 2개나 있는데"…'화성여자교도소' 추진에 반발

화성시 마도면 직업훈련교도소·외국인보호소 옆에 신설 예정
주민들 '반대 비대위' 구성…법무부 "주민 최대한 설득할 것"

법무부가 경기 화성시 마도면 직업훈련교도소와 외국인보호소 인근에 '화성여자교도소' 신설을 추진 중인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화성외국인보호소 서쪽 빈 땅 4만2천㎡에 5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연면적 1만9천㎡ 규모의 여자교도소 신설을 추진 중이다.

여성 전용 교정시설이 전국에 청주여자교도소 1곳밖에 없어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화성에 여자교도소를 건립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입장이다.

공사는 올해 하반기 중 실시설계가 끝나면 곧바로 착공해 2026년 말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마도면 주민들은 안 그래도 마을에 교정시설이 2개나 있는데 여자교도소까지 신설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화성직업훈련교도소와 외국인보호소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채 운영되고 있다.

두 교정시설 주변에는 '마도면은 혐오시설 집합소가 아니다', '마도면 내 교정시설 타운화 결사반대', 마도면민 불안해서 못 살겠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내걸린 상태다. 최기범 교도소 추가설립반대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마도면 이장단협의회장)는 "주민들이 교도소 신설에 하나같이 반대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주민 동의도 받지 않은 채 마음대로 절차를 추진해오다가 실시설계가 다 끝날 무렵이 돼서야 주민들 입장을 듣겠다는 식으로 요식행위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 일부 도시에서 여자교도소를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들었는데 왜 하필 반대하는 우리 마을로 오려는 건지 모르겠다"며 "비대위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교도소 신설에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실 교정시설이라는 것이 (지역에서) 선호받지는 못하는 시설이다 보니 반대 의견을 고려해 사업 초기에는 오픈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주민들과 면밀하게 소통해서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계자는 "교도소는 공용건축물이어서 건축 시 지자체장이 강제적인 인허가권을 행사할 수 없고, 협의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법무부 측에 주민 설득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은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