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실적부진에 닷새째 약세…"재무안정성 악화 우려"

코스닥 상장사 CJ ENM이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 우려에 닷새 연속 약세를 지속하면서 10만원을 위협받고 있다.

15일 오전 9시 36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약보합에서 10만1천100원을 나타냈다. 주가는 지난 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면서 장중 기준 11만4천원대에서 10만800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앞서 CJ ENM은 연결 기준 작년 영업이익이 1천374억원으로 전년보다 53.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매출은 4조7천922억원으로 34.9% 증가했으나 순손실이 1천65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7.7% 줄었다.

4분기 매출과 순손실은 각각 1조4천640억원, 867억원이었다.

일부 신용평가사와 증권사는 CJ ENM이 작년에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면서 재무 부담이 커진 점에 우려를 드러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CJ ENM의 영업 수익성 저하의 주된 요인으로 커머스 부문의 사업경쟁력 약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티빙의 사업 확대 과정에서 발생한 영업손실, 작년 1월 인수를 마친 피프스시즌의 작품 납품 일정 연기 등을 꼽았다.

송영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작년 CJ ENM의 영업외손실이 4천650억원 발생한 데 대해 "차입 확대와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재작년 225억원에서 작년 913억원으로 늘어났고, 넷마블의 지분법손실이 1천894억원, 피프스시즌을 포함한 자회사 영업권 손상 규모가 754억원 각각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감소 효과를 고려한 후 당기순손실 규모는 1천657억원으로 추정돼 손실 증가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피프스시즌 인수 자금 조달 부담에다가 이 회사의 차입금(4천억원)이 연결재무제표에 편입되면서 차입 부담이 늘어나 재무 안정성도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 잠정 실적 기준으로 CJ ENM 부채비율은 1년 전의 88.9%에서 137.2%로 높아졌으며 순차입금 의존도는 8.6%에서 22.0%로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수익성 저하 추세와 확대된 재무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커머스부문, 티빙, 피프스시즌 등의 실적 개선 여부, 재무부담 경감 수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CJ ENM이 올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보수적인 접근을 권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NM은 긴 호흡의 사업을 하고 있어 시장의 기대와 실제 체질 개선이 나타나는 속도에 다소 시차가 생기겠으나 방향성은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잡고 있다"며 올해 영업이익을 2천312억원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로 14만원을 제시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커머스 이익 개선과 보유지분 가치 상승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올리지만, 현주가 대비 상승 여력이 크지않아 투자의견은 '보유'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적자사업인 티빙과 피프스시즌의 턴어라운드 시점이 늦어지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진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CJ ENM은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을 동시에 해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에 놓인 격"이라며 "손익 개선을 위해 경쟁력을 지닌 사업 중심으로 미디어 사업부 재정비가 시급하다"며 목표주가 9만9천원과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