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신발 신어도 8m40 뛸 수 있다"…텐토글루, 8m41로 증명

세계육상연맹과 '신발 규정' 놓고 갈등 빚은 텐토글루
9일 경기 기록 8m40 삭제 당하자, 신발 바꿔 신고 16일 8m41
세계육상연맹의 '신발 규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나는 어떤 신발을 신어도 8m40을 뛸 수 있다"고 장담한 남자 멀리뛰기 밀티아디스 텐토글루(25·그리스)가 실제로 8m41을 뛰었다. 텐토글루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에벵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 골드 인 리에벵 남자 멀리뛰기 결선에서 8m41을 뛰어 우승했다.

2위 토비아스 몬틀러(27·스웨덴)의 기록은 8m06이었다.

대회 하루 전, 텐토글루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3장의 스파이크 사진을 올리며 "3개의 스파이크는 색상만 다를 뿐, 거의 같은 신발이다. 그러나 첫 번째 신발은 멀리뛰기 경기에서 신을 수 없고, 다른 2개의 신발은 허용된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세계육상연맹을 강하게 비판했다.

텐토글루는 2월 9일 폴란드 토룬에서 벌인 인도어 투어에서 8m40을 뛰어 1위에 올랐고,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도 세웠다. 하지만, 세계육상연맹은 지난 15일 "텐토글루가 신발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히며 그의 토룬 대회 기록을 '삭제'했다.

세계육상연맹은 '종목별 승인 경기화'를 수시로 업데이트해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선수가 직접 경기화 승인을 요청할 수도 있다. 텐토글루가 토룬 대회에서 신은 신발은 '멀리뛰기 종목 승인 경기화 목록'에 없었다.

세계육상연맹은 멀리뛰기 종목의 신발 밑창 두께를 20㎜ 이하로 규제한다.

텐토글루는 "같은 종류의 신발"이라고 주장했지만, 토룬 대회에서 신었던 스파이크의 밑창 두께는 20㎜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사실 텐토글루가 가장 지적하고 싶은 건, '신발 밑창 두께 기준'이다.

텐토글루는 "육상과 신발에 관해 아는 게 없는 사람들이 세계육상연맹 신발 규정을 정한다.

멀리뛰기 종목에서 신발 밑창이 두꺼우면 오히려 불편하다.

신발이 무거워져서 달리기도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글의 말미에 "나는 언제든 8m40을 뛸 수 있다.

신발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장담했다.

그래서 텐토글루에게는 리에벵 대회 결과가 중요했다.

텐토글루는 사전에 세계육상연맹에 승인 받은 신발을 신고,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인 8m41을 뛰었다.

텐토글루는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금메달(8m41), 2023년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선수권 금메달(8m55), 2022년 유진 실외 세계선수권 은메달(8m32)을 딴 스타 플레이어다. 신발 규정을 놓고 세계육상연맹과 갈등을 빚은 텐토글루은 일단 '실력'으로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