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캠프] 샌디에이고 단장, 이정후 보러왔다 "한국, 우수한 선수 많아"

프렐러 단장, 왕복 4시간 이동해 연습경기 관람
이정후 교체되자 자리 떠…"특정 선수 보러 온 것은 아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미국 전지훈련 연습경기엔 연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이 찾고 있다. 2023시즌을 마치고 빅리그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을 살피기 위해서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연습경기에도 많은 MLB 스카우트가 찾았다.

시카고 컵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뉴욕 양키스, 텍사스 레인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총 6개 구단 스카우트가 대표팀 선수들을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띈 건 샌디에이고였다.

샌디에이고는 선수 영입을 총괄하는 A.J. 프렐러(46) 단장이 구단 관계자 두 명을 이끌고 경기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3루 쪽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프렐러 단장은 연합뉴스와 만나 "오늘 오전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두 시간 동안 차량으로 이동했다"며 "직원이 운전해 그리 피곤하진 않다"며 웃었다. 이날 샌디에이고 구단은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했지만, 프렐러 단장은 소속 팀 훈련 대신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을 살피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다.

김하성 영입을 진두지휘했던 프렐러 단장이 한국 선수들에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프렐러 단장은 한국 선수들에 관한 구체적인 평가와 속내는 공개하지 않았다. 프렐러 단장은 "특정 선수를 보러 온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을 두루 보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2023 시즌을 마치고 MLB 진출 자격을 얻는 이정후에 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프렐러 단장은 KBO리그의 수준과 한국 선수들의 전반적인 기량에 관해선 높은 평가를 했다.

그는 "KBO리그는 전세계에서 손에 꼽힐 만큼 수준이 높은 리그"라며 "KBO리그엔 좋은 선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를 보는 건 항상 즐겁다"고 전했다.

곧 WBC 한국대표팀에 합류할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의 활약도 기대했다.

프렐러 단장은 "김하성은 옛 동료들과 함께 뛰는 것에 큰 기대를 하는 것 같다"며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김하성이 한국 대표팀에서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후는 5회를 마치고 교체됐고, 프렐러 단장 등 샌디에이고 관계자들은 6회 자리를 떴다.
프렐러 단장은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는 프런트로 유명하다.

그는 만 37살이던 2014년부터 샌디에이고 단장에 취임한 뒤 대형 트레이드를 지휘했고 매니 마치도, 에릭 호스머 등 거물급 자유계약선수(FA)들의 영입을 끌어내며 팀을 리그 명문구단으로 탈바꿈시켰다.

프렐러 단장은 아시아 야구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다.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 프런트 시절인 2012년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영입을 추진했다. 2021년엔 김하성을 영입하면서 "김하성의 고교 시절 데이터까지 분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