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中, 러 무기지원 우려 커져…우크라 조달체계 개발 지원"

나토·EU·우크라 공동회견…러 '핵군축협정 참여중단'에 강력 유감 표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21일(현지시간) 중국의 러시아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에 점차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 나토본부에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새로운 공습을 개시하고 있으며,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하고 북한·이란에 손을 내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독립된 주권 국가로서 승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중국의 대러 무기 지원 가능성을 공개 경고한 데 이어 EU, 나토 등 서방이 연이어 중국을 향해 공개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보렐 고위대표도 이날 지난 주말 뮌헨안보회의 계기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회동을 재차 언급하면서 "왕 위원은 굉장히 분명한 어조로 중국은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 제공을 하지 않으며, 러시아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왕 위원은 앞으로도 러시아에 제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중국 외교부의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오히려 왕 위원이 "당신들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왜 나에게 그런 우려를 표명하느냐"고 해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 지원 간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설명해야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쿨레바 장관도 우크라이나와 중국 간에는 '영토 보전'을 중시하는 공통된 요소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정 국가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 원칙을 파괴하려는 러시아를 돕는다면, 그 원칙은 곧 훼손되는 것이고, 그로 인한 메시지는 지구상 어떤 나라도 그렇게 해도 된다는 의미가 된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해온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모순'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동에서 세 사람은 우크라이나 병력에 대한 군사훈련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과 전선에 무기를 더 신속히 투입하고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해법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특히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쿨레바 장관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인 무기 조달체계를 개발하는 것을 나토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무기 제공을 보장할 수 있도록 나토와 EU, 우크라이나 각각의 조달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회의도 개최하기로 했다.

현재 EU에서는 자체 기금을 조성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동조달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만큼, 나토와 협력을 통해 무기 조달 지원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러 간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Treaty·이하 뉴스타트 협정)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결정을 재고하고 기존의 합의를 존중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 협정은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2026년 2월 만료되는 협정 연장을 위한 미·러 간 양자협의위원회(BCC)가 지난해 11월로 잡혀있었지만,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문제 삼아 회의를 일방적으로 연기한 데 이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