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붓글씨로 대통령 임명장 쓴 필경사 퇴직…채용공고 떴다

인사처, 새 필경사 모집 채용시험 공고 내
TVN '유퀴즈'에 출연한 필경사 김이중 사무관. /사진=디글 유튜브 영상 갈무리
대통령 명의 임명장을 붓글씨로 써온 인사혁신처 소속 필경사 김이중 사무관이 최근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인사처에 따르면 김 사무관은 최근 개인 사유로 퇴직했다. 그는 2008년부터 15년간 필경사로 근무하며 해마다 3500장∼4000여 장의 임명장을 붓과 먹물로 썼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반인에게 그의 직책을 알리기도 했다.정부는 대통령을 제외한 5급 이상 국가직 공무원에게 '붓글씨 임명장'을 수여한다. 공무원의 자긍심과 사기 진작을 위해 임명권자의 정성을 담는다는 취지에서다. 임명장에는 대통령 이름과 국새(國璽)가 찍혀있다.

김 사무관은 '3대(代) 필경사'로 불려온 인물이다. 1962년에 필경사 보직이 생긴 이래 1대 필경사는 1995년, 2대 필경사는 2008년까지 근무한 바 있다.
대통령 임명장을 작성중인 김이중 주무관. /사진=KBS 보도화면 갈무리
2009년부터는 3∼5급 공무원 임명장이 대통령 명의로 바뀌면서 처리해야 할 임명장도 연 7000여장으로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부는 김동훈 주무관을 필경사로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한편 인사처는 지난 17일 새 필경사(직급 전문경력관 가군)를 모집하는 경력경쟁 채용시험 공고를 냈다.

주요 업무는 대통령 명의 임명장 작성, 대통령 직인·국새 날인, 임명장 작성 기록 대장 관리시스템 운영·관리 등이다.

응시 요건은 △ 서예 관련 직무 분야에서 8년 이상 연구 또는 근무 △ 서예 관련 분야 박사 학위 △ 서예 관련 석사 취득 후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 또는 연구 경력(학사 취득의 경우 4년 이상 경력) 등이다.새로 뽑힐 필경사는 정부 수립 이후 5번째 필경사가 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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