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주류시장 격변…위스키 '부활'·와인 '인기'에 맥주 '시들'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 15년만에 최대…주력은 '폭탄주' 아닌 '하이볼'
와인 수입액은 또 사상 최대…코로나 계기로 홈술·혼술에 인기 상한가
맥주 수입액은 4년째 내리막길…관심 줄고 종량세 도입 영향도
수입 주류 시장이 코로나를 계기로 그야말로 격변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급증해 15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5일제 시행과 회식 감소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화려하게 부활하는 모습이다.

와인 수입액은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 기간 홈술(집에서 먹는 술)·혼술(혼자서 먹는 술) 문화가 정착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맥주 수입액은 4년째 줄었다.

수입 맥주에 대한 호기심이 줄고 과세 체계가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 영향도 있다.
◇ 위스키 '화려한 복귀'…지난해 수입 52% 급증
23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액은 2억6천684만달러로 전년보다 52.2% 늘었다.

이는 지난 2007년(2억7천29만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위스키 수입액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2014년 주5일제 시행을 시작으로 2018년 주 52시간제,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회식·모임이 점차 줄어든 영향이다.

또 소위 '폭탄주' 등 독한 술을 자제하는 음주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를 계기로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위스키 수입액은 2019년 1억5천393만달러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1억3천246만달러로 줄었다가 2021년 1억7천534만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2억6천684만달러로 52.2% 급증했다.

코로나 첫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 시장이 위축됐지만 점차 홈술·혼술 문화가 자리 잡고 고가의 위스키를 접해보는 젊은 층이 늘며 관심이 커졌다.

특히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 사이에서는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이 큰 인기를 끌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주점에서 양주를 한병씩 주문해 마시는 것이 아니라 하이볼 사례에서 보듯 젊은 층의 위스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위스키를 쉽게 살 수 있을 정도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 와인 인기 '고공행진'…지난해 수입 또 사상 최대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한 5억8천128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와인 수입액은 2013년부터 10년째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코로나를 계기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와인 수입액은 2019년 2억5천926만달러에서 2020년 3억3천2만달러로 27.3% 증가한 데 이어 2021년에는 5억5천981만달러로 69.6%나 급증했다.

지난해 수입액은 20년 전인 2002년과 비교하면 약 20배에 달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회식·모임이 줄고 홈술·혼술 문화가 정착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애호가가 늘면서 와인 판매처도 다양해졌다.

와인 전문점 외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와인 판매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고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와인을 접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을 수입국별로 살펴보면 프랑스가 2억335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억267만달러), 칠레(6천672만달러), 스페인(3천627만달러), 호주(3천232만달러) 등 순이었다.
◇ 맥주 수입 4년째 '내리막길'…주세 종량세 도입 영향도
수입 위스키·와인과 달리 수입 맥주는 인기가 다소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1억9천510만달러로 전년보다 12.5% 줄었다.

이로써 2019년부터 4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입 맥주는 한때 큰 인기를 끌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을 제외하면 맥주 수입액이 매년 꾸준히 늘었고 2018년 처음으로 3억달러도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며 국내에서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이 벌어져 전체 맥주 수입액이 줄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가 영향도 받았다.

맥주 과세 체계가 2020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종량세는 양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고 종가세는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인데 상대적으로 저가로 수입되는 맥주의 경우 기존보다 세금이 늘어나 수입업체가 맥주를 수입할 매력이 줄게 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 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고 수입 맥주는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1천448만달러로 전년보다 110.7% 급증했다.

일본의 수입 규제 조치로 2018년 7천830만달러에서 2020년 567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가 2021년 688만달러로 다소 늘었고 지난해 2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졌다. [표] 주류별 수입액 (단위: 천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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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 │ 와인 │ 위스키류 │ 맥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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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 │ 29,432 │ 247,941 │ 12,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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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 45,783 │ 250,401 │ 13,6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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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 57,979 │ 213,682 │ 14,8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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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 67,655 │ 228,915 │ 16,5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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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 88,607 │ 225,997 │ 20,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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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 150,364 │ 270,294 │ 30,5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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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 166,512 │ 259,182 │ 39,3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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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 112,450 │ 194,812 │ 37,1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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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 112,888 │ 231,027 │ 43,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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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 132,079 │ 225,430 │ 58,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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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 147,260 │ 205,934 │ 73,5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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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 171,840 │ 185,255 │ 89,6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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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 182,178 │ 198,283 │ 111,6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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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 │ 189,805 │ 188,153 │ 141,8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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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 191,444 │ 166,123 │ 181,5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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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 210,038 │ 152,575 │ 263,0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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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 244,001 │ 154,987 │ 309,6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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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 259,255 │ 153,933 │ 280,8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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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 330,017 │ 132,463 │ 226,8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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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 559,809 │ 175,344 │ 223,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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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 581,282 │ 266,842 │ 195,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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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관세청 무역통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