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千·黃 '울산땅·윤핵관' 김기현 협공…金 '법적조치' 맞불

여론조사 선두 金에 검증 공세 수위 높여…이준석은 울산 땅 현장 방문도
金 "허무맹랑한 말" 정면대응…장제원 공격엔 "윤핵관 죽이면 총선 승리?"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종반전을 향해 달려가면서 김기현 후보에 대한 경쟁 후보들의 협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결과가 더 자주 나오면서 추격하는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의 검증 공세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양상이다.

경재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해왔던 김 후보도 '법적 조치'를 언급하는 등 강경 대응으로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김 후보를 향한 나머지 후보들의 주된 공세 초점은 'KTX 울산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에 맞춰져 있다. 김 후보는 정계 입문 전인 지난 1998년 울산시 울주군에 11만5천㎡ 규모의 임야를 샀는데, 이후 근처에 KTX 울산역이 생기면서 땅값이 폭등했고 김 후보가 이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게 의혹의 골자다.

천 후보는 23일 MBC 라디오에서 "제일 좋은 방법이 '내가 실제로 얻은 이득이 얼마다, 당장 가까운 부동산에다가 한 몇억 정도에 내놓을 수 있다, 지금 민주당과 저희 당 일각에서 말하는 1천800배는 터무니없다'라고 깔끔하게 얘기하면 된다"면서 "답변을 못 하고 계속 '실제로는 많이 안 올랐다' 하니 조금 석연치 않은 점이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천 후보를 돕는 이준석 전 대표는 이번 의혹을 이슈화할 조짐이다. 이날 김 후보의 울산 땅을 직접 찾아가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황 후보는 전날 밤 열린 3차 당 대표 후보자 TV 토론회에서도 "울산 땅 사건의 핵심은 시세 차익이 아니다.

권력형 토건 비리"라면서 "총선 때 민주당과 언론, 좌파의 총공격을 막을 수 있겠나"라면서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경쟁 후보들은 김 후보가 당내 주류 세력인 친윤(친윤석열)계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은 점을 고리로 한 공세도 계속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가 전대 레이스 초반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과 이른바 '김장연대'를 내세웠던 만큼, 윤핵관의 내년 총선에서의 공천 영향력 행사 등이 주요 공격 포인트다.

천 후보는 TV 토론회에서 장 의원을 가리켜 "아무리 백의종군 선언하면 뭐 하나.

윤핵관 선봉장 노릇을 하는데"라면서 "그렇게 훌륭하다면 비록 부산의 토호 정치인이긴 하지만 수도권 출마시키면 안 되나"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만약 권력의 힘을 빌려 서울 강남이나 영남권에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으면 내년 총선은 망한다"며 "이런 공천 파동을 막아야 한다.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경쟁 주자들의 이같은 공세를 '근거없는 네거티브'라고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달성해 결선 투표 없이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장애물이라는 인식으로 보인다.

특히 울산 땅 의혹에 대해서는 이날 '팩트체크 프레젠테이션(PT)' 형식의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해당 토지 도면과 울산시 도시계획 보고서를 제시하는 등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 후보는 "터널이 뚫리는데 땅값이 1천800배가 올랐다는 허무맹랑한 말을 마구 지껄여도 되는가"라며 "허위사실을 계속 유포하거나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으면 부득이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장연대'를 겨눈 공격에 대해선 CBS 라디오에서 "장 의원이 없어지면 우리 당이 총선에 승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어떻게 그렇게 편향된 사고방식을 가졌는지 참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흔히 말하는 '윤핵관' 죽이기만 하면 이 당이 살아나고 총선에 이긴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허무맹랑한 판단"이라고 맞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