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부동산 불황에 올 성장률 눈높이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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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7→1.6% 하향한국은행이 미국의 경기 연착륙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에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반도체 업황과 부동산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부진할 것이라는 비관론 때문이다.
물가 전망은 3.6→3.5%로
한은은 23일 ‘2023년 2월 경제전망’을 통해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정보기술(IT) 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전망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1.7%로 제시한 지난해 11월과 비교할 때 미국·유럽의 경기 연착륙 가능성과 중국 리오프닝 등은 0.2%포인트 상향 조정 요인이라고 밝혔다.
반면 반도체 등 IT산업 부진과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은 0.3%포인트 하향 조정 요인으로 반영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1.6% 전망치는 기획재정부와 같고, 한국개발연구원(KDI·1.8%)보다는 낮다.
한은은 지난해 4.4% 증가한 민간소비가 올해 2.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실질구매력 둔화, 원리금 상환 부담 증대 등으로 회복세가 완만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진 등에 따라 지난해 -0.7%에서 올해 -3.1%로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 역시 주택 경기 둔화 등에 따라 지난해(-3.5%)에 이어 올해도 0.7% 감소할 것으로 봤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13만 명으로 전년(82만 명) 대비 급감하고, 실업률은 3.4%로 전년(2.9%)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6%에서 3.5%로 내렸다. 국제 유가를 당초 배럴당 평균 93달러에서 84~85달러로 대폭 낮춰 잡은 결과다. 다만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전망치는 기존(2.9%)보다 소폭 상향한 3.0%로 제시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