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체포안 부결' 확신 野…'정순신子 학교폭력'으로 대대적 반격

'학교 폭력=민생 이슈'로 접근…"검찰 출신은 인사 검증 프리패스인가"
인사검증 정부조직 개편안 제출 예고…'김건희 특검', 김기현 땅의혹' 공세 강화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 즉시 사퇴한 정순신 변호사를 고리로 여권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를 벌일 기세다.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로 수세에 몰린 형국이었지만,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기로 총의를 모은 만큼 정 변호사의 낙마를 역공의 기회로 삼겠다는 속내로 읽힌다.

민주당은 학교폭력이 국민 일상과 밀접한 민생 이슈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을 소재로 해 많은 인기를 끈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시즌 2 시작을 앞둔 시점 등과 맞물려 민주당 공격이 거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도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더 글로리'를 언급하며 "날로 대담해지고 잔혹해지는 학교 폭력은 한 사람의 인생이 달린 민생문제"라고 한 바 있다.

민주당은 우선 이번 논란이 '검사 독재'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검찰 출신인 정 변호사를 경찰 수사권 독립을 상징하는 기관의 수장으로 앉히려 했던 것부터가 이를 방증한다는 것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을 '검사 왕국'으로 만들려는 행태를 언제까지 할 것인가"라며 "검사로 국가를 운영하려는 '검찰 통치체제'를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정 변호사 아들이 피해자에게) '친한 사람이 있으면 재판에서 승소한다'고 말한 것은 아버지의 행태를 보고 배운 것 아니겠나"라며 "이런 검찰 집단과 그 자녀가 승승장구하는 대한민국이 우리가 바라는 대한민국인가"라고 반문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인사 검증과 관련 있는 대통령실 이원모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검찰 출신인 점을 들어 "검찰 출신에게는 인사검증 '프리패스'가 주어지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이슈를 윤석열 정부의 총체적인 인사검증 부실로도 확대할 태세다.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인사검증관리단이 윤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 산하라는 점이 타깃이 되고 있다.

김의겸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 변호사 사퇴로 끝날 게 아니다"라며 "한 장관은 인사검증을 했는지, 했다면 (아들 관련 논란은) 왜 빠트렸는지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참에 인사검증 조직을 재편하는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간담회에서 "인사검증단이 검증도 제대로 못 하지만, 법무부에 있는 것도 옳지 않다"며 "대통령실이나 인사혁신처에 두는 게 맞는다고 보고 정부조직 개편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정순신 논란과 별개로 지금까지 추진해 온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은 반드시 관철한다는 각오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김·부·장'(김기현·윤 대통령 부인·윤 대통령 장모) 비리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검사독재의 바람막이 앞에서 권력 비리는 감춰지고, 국정농단은 독버섯처럼 자란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의 울산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향한 공세도 점차 강도가 세질 전망이다.

당내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진상조사단'은 이날 기자회견을 하고 이 의혹을 규명할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조 사무총장은 "바로 특검을 추진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