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양도 크기도 같은데, 하나는 '유찰' 하나는 '2200만원'…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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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 경매서 4000만원에 나온서울옥션 경매에서 4000만원에 나온 박서보(92)의 모노타입 판화가 새 주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일주일 전 케이옥션에서 나온 색깔만 다른 판화 작품은 1500만원에 시작해 2200만원에 팔렸다.
박서보 판화 작품, 결국 '유찰'
일주일 전 케이옥션 경매선
1200만원에 나와 경합 벌어져
28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이날 서울 신사동에서 열린 경매에서 박서보의 갈색 '묘법 Ⅰ-3'(1994)은 유찰됐다. 4000만원 이상으로 응찰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이다.이 작품은 박서보가 1994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의 렘바 갤러리 판화공방에서 만든 '믹소그라피아' 작품이다. 믹소그라피아는 종이나 동판을 활용해 입체감 있는 작품을 제작하는 현대 판화 기법이다. 원본은 아니지만, 딱 하나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수천만원에 거래된다.
일주일 전 케이옥션이 내놓은 작품과 가격차가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22일 케이옥션 경매에 나온 박서보의 붉은색 '묘법 Ⅰ-31'(1994)은 시작가가 1500만원이었다. 서울옥션 작품과 똑같은 해, 똑같은 공방에서 제작됐다. 작품 크기도 세로 75㎝, 가로 55㎝로 같았다.
시작가가 더 저렴한 케이옥션 작품은 치열한 경합을 거쳐 2200만원에 낙찰됐다. 한 컬렉터는 "요즘같이 미술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시작가를 낮추는 것이 주목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했다.다만 색깔만 다른 판화가 이렇게 큰 가격 차이가 나는 건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최근 박서보의 작품은 3000~5000만원대에 거래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