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창설 기념식서 北에 이산가족 회담 호응 촉구

"더 이상 통일부가 필요없는 날 만들 수 있기 희망"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2일 북한을 향해 "작년 9월 우리가 진정성을 가지고 제안한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하루빨리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통일부 창설 54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인륜과 도리의 문제이자 무엇보다 고령의 이산가족분들께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과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은 정치·군사적 고려 없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이어 "북한의 위협과 도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더 강한 억제와 제재를 자초할 뿐"이라며 "북한이 진정으로 북한 주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핵 위협과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의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통일부가 1969년 3월 1일, 3·1운동 50주년을 맞아 출범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지난 54년 동안 한반도에 지속 가능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비정상적인 분단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왔다"고 자평했다.

그런데도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통일부의 궁극적인 목표(통일)를 달성하지는 못했다"며 통일부가 계속 존재한다는 것은 분단이 계속된다는 의미인 만큼 통일부가 필요없는 그런 날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은 통일부 창설 1년 전인 1968년의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지금보다도 엄중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안보 위협은 여전한 상황이고 분단 장기화로 인한 갈등과 고통도 계속되고 있는 이 순간 54년 전 선배들의 초심을 떠올려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영상축사를 통해 "북한의 고도화된 핵과 미사일은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긴박하고 실전하는 안보 위협"이라며 "외교부는 통일부와 함께 손을 잡고 북한의 도발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영상축사에서 "물방울로 바위를 뚫는 심정으로 흔들림 없이 간다면 평화의 길이 꼭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1969년 3월 1일 국토통일원으로 출발했다. 1990년 통일원으로 이름이 바뀐 뒤 1998년 현재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원래 50주년 기념일은 지난 1일이었지만 이날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과 겹치자 이날 개최한 것이다.

행사에서는 홍보영상물 상영, 장기근속 직원 표창, 기념 떡 자르기 등도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