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이지영 혼자 우두커니 비즈니스석…유쾌하게 놀린 후배들

즐거운 분위기로 오사카 입성…5일부터 본격 대회 준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4일 일본 오사카로 떠나는 비행기 탑승이 20분가량 지연된다는 공지에 악몽 같았던 한국 귀국길을 떠올렸다. 다행히 비행기는 선수들의 탑승 직후 이륙해 WBC 사무국이 마련한 최종 점검지 오사카에 예정대로 착륙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이동할 때 구단 전용기만 탑승했을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동료들과 이코노미 좌석에 앉았다.

비행기를 기다리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이의리(KIA 타이거즈) 등과 면세점을 구경한 에드먼은 비행기에서도 유쾌한 표정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이 탑승한 항공기 보잉 737은 좌석 수가 많지 않아 대부분의 선수는 이코노미석에 앉았다.

KBO는 3자리 중 가운데 좌석은 비우고 양옆으로 선수 자리를 배치해 조금이라도 편하게 이동하도록 배려했다.

2시간 남짓의 이동 때 대부분의 선수는 영화를 감상했고, 일부는 일본어 회화를 공부했다.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비즈니스석에 앉은 건 대표팀 최고참 이지영(키움 히어로즈)이다.

이번이 첫 성인 대표팀 승선인 이지영은 1986년생으로 박병호(kt wiz)와 태어난 해가 같다.

하지만 이지영은 생일이 2월, 박병호는 7월이라 야구 선수로는 이지영이 선배다.
다른 선수들이 동료들과 마음 편하게 이동할 때 이지영은 코치들에게 둘러싸인 채 일본에 입성했다.

KBO 관계자는 "좌석을 배정하다 보니 이지영 혼자만 비즈니스석에 앉게 돼 동료들의 놀림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스스럼없이 대표팀 최고참 선수를 놀리는 장면에서 대표팀의 밝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은 이번 대표팀 분위기가 더는 좋을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선수들의 '눈빛'을 통해 만장일치로 주장에 추대된 김현수(LG 트윈스)는 권위를 내세우기보다 동료들의 고충을 듣는 데 집중한다.

자칫 이방인이 될 수도 있었던 에드먼은 먼저 선수들에게 다가서서 '태극마크'에 녹아들었다.
이 감독이 "데려오길 잘했다"고 말하고, 김현수도 "워낙 살갑게 다가와서 분위기가 정말 좋다"며 입을 모을 정도다.

도착 직후 WBC 조직위원회에서 배정한 특급 호텔로 이동해 휴식한 대표팀은 5일 오릭스 버펄로스 2군 구장인 오사카 마이시마 버펄로스 스타디움에서 첫 훈련을 치른다.

한국 대표팀에 배정된 훈련 시간은 1시간 30분이다. 6일에는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 7일에는 한신 타이거스와 공식 연습경기를 펼치고 대회가 열리는 도쿄로 이동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