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한 "PGA투어 노커트 대회, 위선적"

"일부 선수들만을 대상으로 커트 탈락이 없는 대회를 신설하겠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계획은 투어를 상위·하위 리그로 나누어 운영하겠다는 끔찍한 발상이다."

지난해까지 PGA투어 정책이사회 선수이사로 활동했던 제임스 한(42·미국)이 PGA투어의 노커트 대회 도입 계획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은 5일 미국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나는 최근의 변화들을 증오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PGA투어의 새로운 계획은 일부 인기있는 선수들에게 돈을 몰아주는 반면, 나머지 선수들은 먼지와 같은 환경 속에 남겨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PGA 투어는 최근 2024년 일정 변화의 초안을 발표하면서 8개 특급대회를 커트 탈락 없는 '노커트 대회'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전 선수 자격은 전년 페덱스컵 랭킹 50위, 세계랭킹 30위, 투어 대회 우승자 등 70~80명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PGA투어가 각을 세워온 LIV골프와 유사한 방식이다.

이에 대해 한은 "99.99%의 팬들이 LIV 골프로 떠난 선수들을 비판했던 이유를 그대로 돌려주겠다"며 "돈 때문에 뛴다고 하면 차라리 존중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PGA투어는 탑티어 선수들에게 더 많은 돈이 흘러가는 것을 보장하는 것에 대해 '신제품'이라고 포장하고 있다. 가장 핵심인 '돈'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정말 위선적"이라고 꼬집었다.

재미교포인 한은 2015년 노던 트러스트 오픈, 2016년 웰스 파고 챔피언십에서 통산 2승을 거뒀다. PGA투어 정책이사회 선수이사로서 유일하게 2023년 특급대회를 도입하려는 계획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또 선수들의 사회적 영향력을 따져 상위 선수들에게 보너스 상금을 주는 선수영향력프로그램(PIP) 도입에도 반대했다.2021년 도입된 PIP에 따라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타이거 우즈(48·미국)는 보너스로만 2300만 달러(약 299억원)를 받았다. 한은 우즈가 가 세계랭킹 1000위 안에도 들지 않고 실제 투어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지만 2년 연속 PIP 상금을 받아낸 점을 지적하며 "코스에서의 성과가 아닌 인기의 유무로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방침에 반대를 표하지 않은 선수위원에 대해서도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후임인 피터 맬너티를 겨냥해 "그는 PGA투어의 대다수 선수들을 대표하기 위해 그자리에 있는 것"이라며 "그가 반대표를 던지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우리가 사람을 잘못 뽑았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