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비 동원해 국가 보존 시험림내 자연석 훔친 10명 송치

나무 수십그루 잘라 300m 진입로 내고 CCTV 가려가며 치밀한 절도

제주지역 산림 자원 연구를 위해 국가가 보존 중인 시험림에 침입해 자연석을 훔친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자연석을 훔친 혐의(특수절도 등)로 구속된 50대 A씨 형제 등 3명과 불구속된 B씨 등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자연석을 매입한 혐의(장물취득)로 50대 C씨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A씨 등 10명은 형제 또는 선후배 사이로 지난달 6일께 굴착기와 화물차 등 중장비를 동원해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가 관리하는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에 침입, 높이 1.8m에 이르는 자연석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5일 오후 6시 40분께 한남시험림 출입 통제구역 입구에 설치된 차단기 자물쇠를 절단기로 자르고 침입했다.

이어 굴착기에 설치한 특수 장비 등으로 자연석을 들어 옮긴 뒤 자연석과 굴착기를 트럭에 싣고 이튿날 오전 2시께 달아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자연석을 파내고 옮기면서 시험림 내 나무 수십 그루를 잘라 약 300m에 달하는 임시진입로를 만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범행 현장 길목에 있는 폐쇄회로(CC)TV 방향을 돌리거나 옷가지로 가린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11월 22∼23일께 같은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지만, 당시 땅이 진흙인데다 경사진 탓에 계획보다 시간이 지체되자 자연석만 뽑아 길가에 옮겨둔 채 도주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A씨 등은 범행 직후 이 자연석을 5천만원에 팔려고 했지만, 사는 사람이 없어 C씨에게 1천200만원 에 판매했다.

C씨는 추후 훔친 물건으로 의심해 A씨 일당에게 자연석을 돌려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 일당의 또 다른 범죄 여부를 수사했지만, 추가 범행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