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잘 팔리고 강판값 떨어지고...현대차, 실적전망 줄상향

상반기 강판값 톤당 15만원 인하 예상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력 산업 전반이 좋지 않은데 자동차 산업은 예외입니다.현대차와 기아의 연초 판매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더욱이 지난해 어려움을 줬던 원재료가격 상승이 올해는 한층 누그러져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됩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신재근 기자와 이유를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신 기자, 현대차와 기아 얼마나 차가 잘 팔리는 겁니까?



올해 1월과 2월 두 달간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판매는 1년 전보다 각각 8.5%, 12.5% 늘었습니다.반도체 수급 정상화로 차량 생산이 증가하면서 판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로 올해 차 판매가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미국과 인도에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1월과 2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인도 역시 1월 월간 기준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차량 판매가 크게 늘면서 재고는 매우 낮은 수준인데요. 현대차와 기아는 약 한 달분의 재고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적정 재고로 평가받는 두 달치(60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미국 판매 딜러에 판촉비로 지급하는 인센티브 역시 현대차, 기아는 미국 시장 평균(대당 1,490달러)보다 한참 낮습니다.(대당 현대차 950달러, 기아 559달러)

다른 완성차 회사보다 인센티브를 적게 쓰고도 차가 잘 팔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올해 현대차는 전 세계 시장에서 400만 대, 기아는 300만 대 판매를 돌파해 글로벌 점유율 10%를 달성할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미국과 인도 등 다양한 시장에서 판매가 늘고 있는데 특히 판매를 주도하는 차량이 있나요



현대차와 기아 모두 수익성이 높은 차종으로 분류되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판매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SUV 판매 비중은 지난 달 처음으로 70%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두 회사의 판매 전략이기도 한데요. SUV엔 고급 옵션이 많이 탑재돼 수익성이 높은 편입니다. 이 때문에 SUV 중심으로 생산과 판매를 가져가는 겁니다.

차량 가격이 비싼데도 잘 팔리는 건 그만큼 현대차 기아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자동차 업계에선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평균판매가격(ASP)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비용 측면도 살펴 보죠.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자동차도 예외가 아니었지요? 주 원재료인 강판가격이 지난해엔 크게 올랐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르지요?



강판 가격은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결정되는데 현재 현대차가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간에 상반기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강판 가격 협상은 현재 막바지로 접어들어 3월 내 타결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옵니다.

시장에선 톤당 15만 원 인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보고 있습니다. 이는 강판의 원재료인 철광석과 석탄 가격이 올들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만약 차량용 강판 가격이 인하되면 지난 2020년 하반기 이후 2년 반 만입니다. 앞서 2021년엔 톤당 17만 원 인상됐고, 지난해는 톤당 25만3천 원 올랐습니다.

현대차와 기아가 한 해에 강판 700만톤을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인하폭을 고려했을 때 산술적으로 올해 강판 구매비를 작년보다 1조 원 넘게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미래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전기차 판매를 늘리는 것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 아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올해 전기차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예정이라면서요.



지금 보시는 영상은 현대차그룹이 올 4월 문을 열 예정인 싱가포르혁신센터(HMGICS) 공장의 가상 모습인데요.

각각의 위치에서 아이오닉 5와 PBV(목적기반모빌리티) 등 여러 종의 차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기존 공장은 하나의 라인에서 차체 조립부터 도장, 검수 등을 일괄적으로 해야 하다 보니 작업자가 많이 필요하고, 부품이 하나라도 없으면 라인 전체가 멈추게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또 여러 종의 차를 한꺼번에 생산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혁신센터의 생산 방식은 작업 대부분을 로봇이 하게 돼 작업자가 기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테슬라의 10분의 1 수준으로 평가받는 전기차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공장은 하나의 공장에서 여러 종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도 있는데요.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30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새 공장에선 아이오닉 5 등 연간 3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이 공장의 생산 방식은 기존 공장에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한 마디로 차는 잘 팔리고 비용은 떨어지고, 이상적인 상황인데 증권가에서도 올해 실적 전망치 올리고 목표 주가도 상향하고 있다고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10조315억 원입니다.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 이익(9.8조 원)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기아도 마찬가지인데요. 기아는 올해 8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영업이익(7.2조 원)과 비교해 10% 이상 높습니다.

증권사들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워낙 실적이 잘 나왔기 때문에 올해는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했는데, 예상과 다르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겁니다.

다올투자증권은 현대차의 경우 영업이익 13조 원, 기아는 10조7천억 원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목표주가도 올리고 있는데요. 다올투자증권은 현대차 28만 원, 기아 12만 원까지 각각 목표주가를 높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신재근 기자였습니다.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