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기후변화 이미 경제에 영향…수년내 자산가치 손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기후변화가 이미 미국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수년 내에 자산가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기후 관련 금융위기 자문위원회'(CFRAC) 첫 회의를 앞두고 사전 배포한 연설문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자산가치 감소는 금융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보험사들은 기후 재난에 따라 보험료율을 올리고 일부 고위험 부문의 상품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옐런 장관은 최근 5년간 10억 달러 이상 대규모 재난 발생 건수가 1980년대에 비해 5배 증가했다며 "탄소중립 경제 전환이 지연되거나 원활하지 않으면 금융 시스템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초래한 기후 재난은 토네이도와 산불 등 18건에 달했다. 이는 역대 3번째 수준으로, 경제적 피해는 최소 1천650억 달러(217조8천억원)로 추정됐다.

옐런 장관은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등지에서 발생한 태풍과 산불, 남부 지역을 휩쓴 토네이도 등을 거론하며 이와 같은 일은 기후변화가 얼마나 가속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번에 새로 출범한 CFRAC는 기후변화가 금융안정에 가하는 위험을 완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CFRAC는 미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가 작년 10월 창설한 자문 기구로, 학계와 민간 부문의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과거 옐런 장관의 기후 문제 고문역을 지낸 존 모턴은 "CFRAC는 미 규제 당국이 점증하는 기후 관련 금융 시스템의 위험을 얼마나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앞서 FSOC는 지난 2021년 10월 기후변화를 미국 금융 안정의 새로운 위협 요인이라고 처음으로 규정했다.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여러 금융 부문의 기구가 기후 관련 위기관리 규제를 잇달아 도입했다.

특히 연준은 기후 위기관리를 위한 첫 시나리오 분석을 수행하기로 했으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업들의 기후 관련 공시 규정을 오는 4월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