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민규·서울 나상호, 클린스만 첫 관전서 득점포로 눈도장

주민규 "저도 한 번 봐주세요!"…나상호 "다음 월드컵 목표"
K리그1 득점왕에 오르고도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체제 국가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공격수 주민규(울산)와 2022 카타르 월드컵 멤버인 나상호(서울)가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대표팀 감독 앞에서 득점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주민규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K리그1 3라운드 원정 경기에 울산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후반 9분 1-1 동점을 만드는 시즌 첫 골을 터뜨려 울산의 2-1 역전승에 앞장섰다.

이날 두 팀의 대결은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첫 '직관' 현장으로 화제를 모았다.

'클린스만호 1기' 명단 발표 전날 감독이 직접 본 유일한 K리그 경기였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21시즌 K리그1 득점왕(22골)에 오르고 지난 시즌에도 17골을 넣어 득점왕 경쟁을 펼쳤지만, 벤투 감독에게선 외면받았던 주민규는 울산 복귀 이후 첫 득점포로 새 대표팀 사령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바코의 패스를 서울 수비가 끊어내지 못한 채 페널티 지역 안으로 흐르자 주민규는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하는 감각을 뽐냈다.

주민규는 "이제 시즌 첫 골이기도 하고, 새로운 대표팀 감독님이 오셨다고 해서 어필해야겠다는 마음은 특별히 없었다"며 "울산이라는 팀에서 잘 되고 대표팀은 그 후에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오신다는 기사를 봤을 때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 홍명보 (울산) 감독님이 저희를 모아놓고 '기량으로는 충분히 대표팀에 뽑힐 수 있으니 팀플레이에 집중하라'고 하셔서 '아차' 싶었다"며 "슈팅 하나 더 하겠다는 마음이 사라져 오히려 가벼워졌고, 골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울산 현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많이 챙겨봐 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한 그는 그러면서 "저도 한 번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웃었다.
앞서 후반 7분 서울의 선제골은 '벤투호의 황태자' 중 한 명이었던 나상호가 기록했다. 왼쪽 측면에서 들어온 이태석의 크로스를 페널티 아크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해 시원한 골을 뽑아냈다.

벤투 전 감독 부임 초기에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까지 포함됐던 나상호 역시 시즌 첫 골을 클린스만 감독 앞에서 기록했다.

나상호는 "오늘 클린스만 감독님이 오시는 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연승 흐름을 가져오려고 울산과 좋은 경기를 펼쳐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그는 "벤투 감독님 때처럼 꾸준하게 잘 준비해 다음 월드컵에 도전하는 게 목표"라며 "아직 보여드릴 부분이 더 많다"고 의욕을 숨기지는 않았다. 이어 나상호는 "감독님이 처음 오셔서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 소집된다면 그런 부분을 빨리 파악해 걸맞은 플레이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