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SVB, 금융시스템 위험 없어…IT기업 유동성 지원"(종합)

총리·재무장관·BOE 총재 협의 중…재무장관 "IT·생명과학 기업 위기"
영국 정부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IT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동성 지원 등을 추진한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12일(현지시간) SVB 영국법인 파산과 관련해서 "시스템적 전이 위험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과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미국 방문길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은행 고객들의 불안과 염려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들의 필요 운영자금과 현금흐름이 확보되도록 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재무부가 13일 금융시장 개장 때까지 해법을 내놓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빨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예금 보장을 위한 긴급 기금을 조성한다는 설에 관해선 추측이라고 일축하고, "여러 가지 많은 사안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국·호주 정상과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회담을 하고 핵잠수함과 관련해 협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아침 성명을 발표하고 "영국의 가장 유망한 기업들에 미칠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겠다"며 "SVB 영국법인 고객들의 단기 운영자금이나 유동성 수요가 충족되도록 바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이르면 13일에 SVB 영국법인 거래 기업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헌트 장관은 이와 관련해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와 수낵 총리와 최우선 과제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는 "IT와 생명과학 분야 영국 기업들이 상당한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와 BOE는 지원을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고 현금흐름 필요를 맞출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미래를 위한 장기적 해법도 찾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수낵 총리와 헌트 장관은 영국을 제2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고 싶다고 밝히는 등 IT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영국 스타트업 등 IT 기업 대표 250여명은 전날 SVB 파산으로 동반 도산 위협에 직면했다고 경고하며 정부에 개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예치금 손실은 IT 부문에 심각한 손상을 주고 기업 생태계를 20년 뒤로 되돌릴 수도 있다"며 "많은 기업이 하룻밤 새 강제청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 기업은 자금의 90%가 SVB에 묶여있어서 3월 급여 지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SVB의 자회사인 SVB 영국법인은 직원이 약 650명이고, 기업 고객이 수천곳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IT 스타트업으로 알려졌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BOE는 10일 SVB 영국법인이 파산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금융시스템에서 존재감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영국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예금은 8만5천파운드(1억3천500만원)까지 보호된다.

한편, 바클레이스와 로이드 등 영국 은행들이 SVB 영국법인 긴급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중동 자본이 관심을 보인다는 설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