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SVB사태, 2개월간 시장에 부담…위험지표 상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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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최소 2개월가량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더 큰 위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신용 우려는 전염성이 있다"며 "SVB 예금자들은 안전한 곳으로 예금을 옮기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며 미국 내 지역 은행 중에는 지급준비금 부족, 미실현 손실 인식 가능성이 큰 곳들이 몇 개 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금융 시스템은 건전하지만, 일부 취약 은행에 대한 우려는 단번에 회복되기 쉽지 않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우려가 불거지면 위험 프리미엄(VIX·크레딧스프레드)은 최소 두 달 정도 확대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 내 중소형, 지방은행 위험이 소멸한 것이 아니다"라며 "규모가 큰 은행의 부실이나 연쇄 파산이 거래 상대방 위험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또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 관련 위기 사례들은 발생하기 1∼2년 전부터 조짐을 보였다며 이번 사태가 더 큰 위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위기로는 저축 대부조합 위기,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등을 꼽을 수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9월 리먼 브러더스가 연이어 파산하면서 본격화했다.
그러나 최초 위기 징후는 2006년 8월에 있었고, 2007년 초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취급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파산을 신청하면서 위기 신호가 켜졌다. 금융시장이 위험을 인지하고 거래 상대방 위험을 반영하는 '리보(LIBOR)-OIS 스프레드'(런던 대형 은행 간 달러 자금 금리와 초단기 외화대출 금리 격차)가 높아지기 시작한 건 2007년 7월쯤이었다.
이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험성을 인지했으나 신용 위험은 이미 전염되기 시작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취급한 펀드들의 부실이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등의 다른 지역에서까지 나타났다.
이승훈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7년 연준의 대응에도 모기지 부실 심화와 금융기관 손실 확대로 거래 상대방 위험이 커졌고 증시도 본격적으로 하락했다"며 "상황은 2008년에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태가 확산하는 조짐을 보일 때가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국면"이라며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은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가 시스템 위험으로 번질 개연성은 크지 않지만,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시장은 최소 1∼2개월가량 남은 부실 위험이 없는지 더 체크하려 할 수 있다"며 "이는 위험 프리미엄 경로로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SVB 파산이 신호탄이고 연준 긴축 경로를 바꿀 수 있는 이벤트라면 위험 프리미엄 지표들은 더 올라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또 "두 가지 위험이 잔존해 있다"며 "벤처 기업들의 낮아진 평가 가치(밸류에이션)와 잠재적 평가 손익 문제,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지원이 긴축 완화 효과를 내며 인플레이션 억제 방침과 결이 다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양적 긴축(QT)과 달리 오히려 통화 완화 결과를 야기한다"며 "이번 사태로 최종 정책금리 전망치가 연 5.0%로 내려왔지만,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 "신용 우려는 전염성이 있다"며 "SVB 예금자들은 안전한 곳으로 예금을 옮기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며 미국 내 지역 은행 중에는 지급준비금 부족, 미실현 손실 인식 가능성이 큰 곳들이 몇 개 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금융 시스템은 건전하지만, 일부 취약 은행에 대한 우려는 단번에 회복되기 쉽지 않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우려가 불거지면 위험 프리미엄(VIX·크레딧스프레드)은 최소 두 달 정도 확대되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 내 중소형, 지방은행 위험이 소멸한 것이 아니다"라며 "규모가 큰 은행의 부실이나 연쇄 파산이 거래 상대방 위험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또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 관련 위기 사례들은 발생하기 1∼2년 전부터 조짐을 보였다며 이번 사태가 더 큰 위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위기로는 저축 대부조합 위기,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등을 꼽을 수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3월 베어스턴스, 9월 리먼 브러더스가 연이어 파산하면서 본격화했다.
그러나 최초 위기 징후는 2006년 8월에 있었고, 2007년 초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취급 금융기관들이 연쇄적으로 파산을 신청하면서 위기 신호가 켜졌다. 금융시장이 위험을 인지하고 거래 상대방 위험을 반영하는 '리보(LIBOR)-OIS 스프레드'(런던 대형 은행 간 달러 자금 금리와 초단기 외화대출 금리 격차)가 높아지기 시작한 건 2007년 7월쯤이었다.
이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험성을 인지했으나 신용 위험은 이미 전염되기 시작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취급한 펀드들의 부실이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등의 다른 지역에서까지 나타났다.
이승훈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7년 연준의 대응에도 모기지 부실 심화와 금융기관 손실 확대로 거래 상대방 위험이 커졌고 증시도 본격적으로 하락했다"며 "상황은 2008년에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태가 확산하는 조짐을 보일 때가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국면"이라며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은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가 시스템 위험으로 번질 개연성은 크지 않지만, 과거 사례를 참고하면 시장은 최소 1∼2개월가량 남은 부실 위험이 없는지 더 체크하려 할 수 있다"며 "이는 위험 프리미엄 경로로 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SVB 파산이 신호탄이고 연준 긴축 경로를 바꿀 수 있는 이벤트라면 위험 프리미엄 지표들은 더 올라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또 "두 가지 위험이 잔존해 있다"며 "벤처 기업들의 낮아진 평가 가치(밸류에이션)와 잠재적 평가 손익 문제,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지원이 긴축 완화 효과를 내며 인플레이션 억제 방침과 결이 다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조치는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양적 긴축(QT)과 달리 오히려 통화 완화 결과를 야기한다"며 "이번 사태로 최종 정책금리 전망치가 연 5.0%로 내려왔지만,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