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 "이사진 총사퇴"·소액주주 "주가하락 우려"(종합)

윤경림 사퇴에 사내외서 경영공백 우려…직원들 "하루 빨리 사태 마무리됐으면…"
KT 노조와 주주 등 사내외 주요 이해관계자들은 27일 윤경림 KT 대표 후보가 공식 사퇴하자 일제히 경영 공백을 우려하면서 각자 해법을 모색했다. 전체 KT 직원 중 1만6천여 명이 속한 다수 노조인 'KT노동조합'은 윤 후보의 사퇴를 두고 "공식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KT노조는 윤 후보 사의 표명이 알려진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경영 위기 상황을 초래한 원인으로 현 사내외 이사진을 지목했다.

KT 노조는 "주인의식을 갖고 초유의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현 이사진의 전원 사퇴와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KT 이사회가 CEO 견제라는 측면에서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권 낙하산이 와야 할 이유는 전혀 아니다"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사외이사 전원 사퇴 및 비대위 구성이 자칫 KT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KT 직원들도 거듭되는 대표 후보의 낙마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 직원은 "경영 공백이 가시화하면서 지난해 연말 마무리됐어야 할 조직 안정화와 신사업 추진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고, 다른 직원은 "하루빨리 사태가 마무리돼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펀드, 기관투자자 등이 모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KT 이사회 구성 및 대표이사 추천 절차가 독립성, 공정성,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포럼은 이날 윤 후보 사퇴 직후 논평에서 "이사회의 독립성과 공정성은 사외이사들의 구성에서부터 시작된다"면서 "특히 사업에 대해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가 이사회 절반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는 일이 발생하면 안 되며, 이사회 역시 굳이 사법 리스크가 있는 현직 대표 연임과 새 인사 선임을 강행해 이번 사태 발생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액주주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선 주가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 카페에는 개인주주 1700여 명, 379만6천 주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누리꾼은 윤 후보의 사퇴 소식을 두고 "다음 최고경영자(CEO)가 올 때까지 주가는 또 하락할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