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도발에 美항모 한미연합훈련…"공해 어디든 작전"

수송기로 취재진 이·착함…니미츠호 함장 "北 강압 거부"
북한이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한 27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는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가 한미 연합해상훈련을 펼쳤다. '떠다니는 군사기지' 니미츠호를 포함한 미 제11항모강습단의 크리스토퍼 스위니(소장) 단장은 북한 도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전과 훈련을 수행하면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니미츠호와 연합훈련을 취재하는 언론은 이날 오전 김해공항 인근의 공군 5공중기동비행단에서 미군 C-2 그레이하운드 수송기에 탑승해 해상의 니미츠호로 향했다.

1시간 가까운 비행 후 니미츠호에 근접했을 때는 항모 주변에서 기동하는 탓에 기체 흔들림이 강했고, 예고 없이 착함할 때 '쾅' 하는 충격과 함께 몸이 역방향으로 놓인 좌석의 등 쪽으로 파묻혔다. 항공기 아래에 달린 '어레스팅 훅'이 항모의 '어레스팅 와이어'에 걸리면서 속도를 줄이도록 고안된 항모 착함 특유의 방식 때문이었다.

비행갑판에서는 항모에서 함재기를 쏘아 올리는 사출 장치인 '캐터펄트'를 이용해 항공기들이 약 5초 만에 날아오르고 있었다.
스위니 단장은 니미츠호에 전투 항공기 약 70대가 실렸다고 설명했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에 등장하는 F/A-18 전폭기를 비롯해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E-2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는 물론 대잠전을 수행하는 헬리콥터 대대 등이 니미츠호를 채웠다.

스위니 단장은 "항모강습단은 항해할 때마다 우주에서부터 수중까지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완전한 전력으로 다닌다"며 "우리는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취재진이 항모에 머무르는 도중 김승겸 합참의장이 한국 해군의 UH-60 헬기를 타고 니미츠호에 탑승했고 함내 방송으로 김 의장의 탑승이 안내되면서 '한미 연합' 훈련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김 의장은 항모에서 연합훈련을 지도하며 한미동맹은 적의 어떠한 도발과 침략에도 단호하게 압도적인 대응을 할 것이며, '적의 핵 공격 시도는 곧 정권 종말'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니 단장은 이날 오전 있었던 북한의 SRBM 발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역량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니미츠호에서 우리는 우주에서 수중까지 모든 영역을 지휘·통제하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대응을 자신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강압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괴롭히는 자는 누구도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공해(公海)가 허락하는 곳이면 어디든 작전하고 비행할 것"이라고 북한 위협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수많은 전력을 지녔고, 한국과 공유하는 다양한 정보가 있기에 북한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지휘관으로서 승조원들을 안전히 집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생각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니미츠호 등 미국 항모는 웬만한 국가의 전체 공군 전력과 맞먹는 항공 전력을 운용하는 만큼 한반도에 전개되면 가까운 남중국해에서 대만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중국이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그러나 스위니 함장은 "남중국해에는 분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며 "어떤 강압과 괴롭힘이 있을 뿐이고, 이는 유치원생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훈련을 공개한 니미츠호는 오는 28일 부산 작전기지로 입항해 한미 공동 기자회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