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외교안보 총괄' 김성한 전격교체…후임엔 조태용 주미대사(종합2보)

김성한 "국정운영 부담되지 않겠다" 사의…"尹대통령 고심끝 사의 수용"
의전·외교비서관 사퇴 이어 '4월말 한미정상회담' 前 초유의 충격파
방미 일정 조율서 美측 제안 프로그램 보고 누락설…정가에선 김태효와 '알력설'도 거론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29일 전격 교체됐다.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 경질 성격으로 읽힌다.

김일범 의전비서관과 이문희 외교비서관이 연쇄적으로 교체된 데 이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까지 물러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4월말 국빈 미국방문' 일정 조율 과정에서 잡음설이 불거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성한 실장은 이날 오후 5시3분께 본인 명의 언론 공지를 통해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 초대 '안보 사령탑'을 맡았던 김 실장은 자타가 공인한 한미동맹 중심론자로 꼽힌다.

이달초에는 3박 5일간 워싱턴을 직접 방문, 미측과 윤 대통령 방미를 조율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사의를 수용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오후 6시께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김성한 실장의 사의를 고심 끝에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임 국가안보실장으로는 주태용 주미대사를 내정했다.

조태용 안보실장 내정자는 대미·북핵 문제에 정통한 외교관 출신으로, 2020년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윤석열 정부 초대 주미대사를 맡았다.

현직 주미대사인 조태용 내정자는 일정 기간 인수인계 작업을 거친 뒤 '외교안보 컨트럴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임 주미대사 인선에 대해선 "주미대사 후임자는 신속하게 선정해 미 백악관에 아그레망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한 실장의 사의 공식화에 이어 윤 대통령의 사의 수용, 후임 안보실장 내정까지 불과 1시간만에 속도감있게 진행된 셈이다.

대통령실 수뇌부에서 '안보실장 교체 논의'가 상당히 깊이있게 진행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김 실장의 중도하차가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 최대 외교이벤트로 꼽히는 한미정상회담 준비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상회담 준비의 잡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컨트롤타워 교체'에 나선 배경을 놓고서도 각종 관측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국빈 방미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중요일정 관련 보고가 누락되면서 뒤늦게 문제가 됐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해당 일정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일 외교관계 정책 등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의 '알력설'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