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재판없이 팔레스타인인 1천명 구금…2003년 이후 최다

이스라엘의 초강경 우파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갈등을 고조시킨 가운데, 정식 기소나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 주민이 1천명 이상이라고 현지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인권 단체인 하모케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4월 현재 정식 기소 또는 재판 절차 없이 구금된 사람이 1천16명이라고 집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스라엘 군법상 6개월 단위로 구금을 무제한 연장할 수 있는 이른바 '행정 구금' 대상이 된 팔레스타인 주민이다.

이스라엘 유대인은 4명에 불과하다.

하모케드는 현재 행정 구금 중인 팔레스타인 주민 수가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최다라고 설명했다.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의 다이헤 난민촌에 거주하는 마날 아부 바크르(48)씨는 28살인 아들의 친구 4명이 현재 행정 구금 상태이며, 언론인인 남편은 지난 30년 중 17년을 행정 구금 상태로 보냈다면서 "이런 악몽이 끝날 기미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남편의 구금 연장 심사가 9월로 예정되어 있다면서 "이제 지쳤다.

희망을 갖기가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하모케드에 따르면 정식 재판 절차를 거쳐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 주민 수는 2천416명이며, 당국이 조사 목적으로 구금 중인 사람도 1천409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하모케드의 제시카 몬텔 국장은 "(구금자) 수는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그들이 기소나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람들을 구금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