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독도 영화 '피묻은 약패' 재방영…반일감정 북돋아

고려시대 '우산국' 지킨 내용…2005년 남한서도 상영
북한이 5일 왜구에 맞서 싸운 고려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피묻은 약패'를 재방영해 항일 투쟁 의지를 다졌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께 이 영화를 방영했다.

중앙TV가 '피묻은 약패'를 안방극장으로 소환한 건 2020년 2월 이후 3년여 만이다.

2시간 13분 분량의 이 영화는 2004년 제작된 작품으로, 고려시대 한 집안의 삼형제가 옛날부터 우산도(독도)가 우리나라 땅임을 증명하는 금불상과 이 금불상의 위치를 새긴 '략패'(약도를 새긴 패)를 목숨바쳐 지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03년 한국 대종상영화제에서도 상영됐던 '청자의 넋'을 연출한 표광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인민배우 최창수와 인기 여배우 김련화도 출연했다.

이 영화는 2005년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관객과 만났으며 그해 6월에는 북한영화 최초로 대종상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모든 북한 주민이 보는 중앙TV는 올해 들어 미국을 침략자로 묘사한 옛 영화 '평화는 깃들지 않았다'(1987), '대결'(1982) 등을 연달아 재방해 대미 적개심을 고취하고 있는데, 항일정신을 담은 '피묻은 약패'를 선보이는 것도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 구도 속에 북한은 다양한 언론매체와 군중행사, 예술활동을 동원해 한미일에 대한 주민들의 반감을 조성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월 일본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억지 주장하며 기념행사를 개최한 데 대해 "노골적인 침략선동"이라고 비판했으며,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두고도 북한 외무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