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낭만적 공장

▲ 나는 여기에 있다 = 형사 '선두'는 과거 살인마를 추격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렸다가 장기를 이식받아 운 좋게 살아난다.

현장에 복귀한 그는 연쇄 살인범 '규종'의 뒤를 쫓고, 규종 또한 자신과 같은 사람에게서 심장을 이식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규종의 살인 행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두는 자신과 규종에게 장기를 준 이가 과거 자신이 붙잡았던 살인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큰 혼란을 느낀다.

영화 '나는 여기에 있다'는 장기 기증자의 성격이나 습관이 수혜자에게 전이된다는 이른바 '셀룰러 메모리(세포기억설)'를 소재로 만든 액션 스릴러물이다.

흔하지 않은 소재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할 만하다. 살인 사건이 반복되고, 그 안에서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 장기기증 공여자가 같다는 동질감 속에 형사와 살인자라는 이질감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최근 개봉한 농구 영화 '리바운드'에서 불운한 농구천재 '규범'을 연기했던 정진운이 규종을 연기하며 첫 악역에 도전했다.

그는 평범한 청년이 살인자의 심장을 이식받은 뒤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잔혹한 범행을 저지르는 악역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로 적절하게 잘 표현해냈다.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조한선은 살인자 규종의 뒤를 바짝 쫓아가는 베테랑 형사 선두 역을 맡았다.

갯벌에서 정진운과 벌이는 격렬한 격투 장면, 거리를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조한선은 여전히 젊음이 넘쳐 보인다.

연출은 '브라더'(2021), '불량남녀'(2010) 등을 내놨던 신근호 감독이 맡았다. 12일 개봉. 82분. 15세 관람가.
▲ 낭만적 공장 = 축구선수로 뛰다 심장을 다친 '복서'는 바닷가 인근 한 공장의 경비원으로 취직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복희'에게 호감을 느낀다.

복서는 복희와 마주치며 애틋한 감정을 키워가지만, 복희가 오랫동안 마음에 멍이 든 채 살아왔다는 것을 알며 힘들어한다.

영화 '낭만적 공장'은 심장이 아픈 남자와 마음에 생채기가 난 남녀가 바닷가, 공장을 배경으로 운명 같은 사랑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다.

쉽사리 이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은 여러 사건을 통해 가까워지기도 더 멀어지기도 하면서 관객을 노을이 아름답게 내려앉은 서해 바닷가로 안내한다.

복서 역은 영화 '변호인'(2013), '암살'(2015), '강철비2: 정상회담'(2020), 최근작 '다음 소희'(2023) 등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온 심희섭이 맡았다.

심희섭은 영화 속 그 공장을 찾아가면 마치 비슷한 사람이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을 것처럼, 자연스럽고 진솔한 연기를 선사한다
복서의 상대역 복희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대행사', 영화 '보통의 용기'(2022)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전해온 전혜진이 맡아 감성 풍부한 매력을 선보인다.

각본과 연출을 맡은 조은성 감독은 과거 소도시의 자동차 공장에서 경비로 일한 경험과 그때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나리오에 녹여냈다고 한다. 19일 개봉. 102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