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4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20일 국제 학술회의 개최 문유경 원장, 연구원 주요 성과로 '여성부 신설' 꼽아
문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10일 "과거 페미니즘은 소수 여성만의 것이었다면, 요즘은 모든 일상성 있는 페미니즘이 주요 사회 의제로 떠올랐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서 열린 여성정책연구원 개원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의 성평등 정책 변화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이같이 답했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총리실 산하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1983년 개원해 국내 성평등 연구와 정책 개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는 "1970∼80년대에는 남녀의 정년 시기가 달랐고, 여성은 입사할 때 결혼하면 퇴직하겠다는 각서를 쓰는 등 제도적이고 분명한 차별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제도상의 차별은 없어져 차별이 있는 것 같아도 분명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성평등 의제에 관해서도 "과거에는 소수의 여성이 열심히 주도하려고 했지만 사회 전반은 관심이 없었는데, 작년이나 재작년부터는 사회 갈등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일상적인 것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갈등이) 페미니즘을 향한 백래시(backlash·반동)를 유발했다는 비판도 있지만, 일상성 있는 페미니즘이 사회 주요 의제로 떠오르게 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40년간 여성정책연구원의 성과로 꼽을 만한 것을 묻자 문 원장과 연구원 관계자들은 2001년 여성부 신설, 양성평등기본법 제정, '경력단절여성' 개념 개발, 호주제 폐지 등을 꼽았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오는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원 40주년 기념 국제 학술회의를 연다.
안나-카린 얏포스(Anna-Karin Jatfors) 유엔여성기구 전략기획자원효율국 국장이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한 성평등 달성 도전과제와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기대되는 한국의 역할을 제시한다.
신혜수 유엔여성인권정책센터 이사장은 한국 성평등 정책의 발전 과정과 주요 성과를 알리고 여성정책연구원의 발전 방향을 제안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 등이 축사하며, 여성학계와 여성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라운드 테이블 토론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