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산불 르포] 화재 진화 소방관 등 커피 무료…누리꾼 "돈쭐 내주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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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 카페·식당 상인들 온정 손길 잇따라…"어떻게든 돕고 싶어"
강원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난 지 하루 지난 12일 강릉 경포대 바닷가의 200㎡ 규모 2층짜리 개인 카페. 이날 오전 카페 입구에는 "일반 영업 안 합니다.
강릉시 화재 관련 소방·경찰·군인·기타 공무원분들께 커피 무상 제공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 카페는 산불이 발생한 전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사흘간 영업을 중단하고 산불 진압과 피해 복구를 위해 힘쓰는 이들에게 커피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카페에 들어서자 안내문 내용과 같이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 명도 없었고, 2층은 아예 불이 꺼져있었다.
반면, 이곳 직원은 인근 119 구급센터에 전달할 커피를 만드느라 일회용 용기 수십 잔에 얼음을 부어 넣으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날 이 카페는 밤까지 카페를 찾아오는 경찰관 또는 소방관에게 커피 500잔가량을 제공했다. 카페 사장 이채빈(38) 씨는 "제가 강릉 주민이기도 하고 남편도 의용소방대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신 분들을 위해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이런 마음에 지역 맘카페에 커피를 무상 제공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는데, 내용이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분께 힘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영업을 중단하면서까지 봉사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괜찮다.
제가 도움 드릴 수 있는 것이 커피밖에 없지 않으냐"며 싱긋 웃었다. 이씨가 커피 무상 제공 소식을 알렸던 게시글에는 "이런 곳은 나중에 찾아가서 꼭 커피 마실 거예요", "불 때문에 심란했는데 마음이 따뜻해져요", "'돈쭐' 내주러 갑시다" 등 응원과 감사를 전하는 댓글이 140여 개 달렸다.
오는 15일 오픈 파티를 열 예정이던 강릉시의 체크이스트 카페는 오픈 파티를 취소하고 파티 대신 소방관들에게 빵이랑 과자 등 간식을 보내기로 했다.
카페 대표 유승호(43) 씨는 "지역사회가 산불로 어려움을 겪는 도중에 파티를 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파티를 취소하고 조금이나마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근 경포대 횟집 단지에 있는 한 해물칼국수 음식점 출입문에도 이날 오전부터 따뜻한 마음을 담은 안내문이 나붙었다.
이 식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산불 진화 소방관, 대민 지원에 나선 경찰관 및 군인, 피해 이재민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선착순 30팀에 대해서는 밥값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다음 손님부터는 절반만 받기로 했다.
식당 사장 남우정(31) 씨는 이날 아침 SNS 게시글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알리며 "별도로 확인은 하지 않을 테니 해당 사항이 있는 분은 식당에 도착해 '무료 식사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해달라"며 특별한 주문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식당에서 만난 남씨는 "마음 같아서는 피해 복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싶지만,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이렇게라도 마음을 나누기로 결정했다"며 "어제 산불이 경포대 근처까지 번지는 것을 직접 지켜보며 조마조마했던 터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분들을 꼭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점심시간까지는 공짜 점심을 위해 식당을 찾은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남씨는 "식사 제공을 위해 조개와 야채 등 칼국수 재료를 다른 날보다 배 이상 많이 사뒀는데 소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도움을 드릴 기회가 아직까진 없었다"며 "SNS에 관련 게시글을 더 올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재료를 가득 넣어 맛있는 해물칼국수를 끓여드릴 테니 당장 오늘 저녁에라도 많이 찾아와 부담 없이 무료 식사를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강원 강릉에서 대형 산불이 난 지 하루 지난 12일 강릉 경포대 바닷가의 200㎡ 규모 2층짜리 개인 카페. 이날 오전 카페 입구에는 "일반 영업 안 합니다.
강릉시 화재 관련 소방·경찰·군인·기타 공무원분들께 커피 무상 제공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이 카페는 산불이 발생한 전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사흘간 영업을 중단하고 산불 진압과 피해 복구를 위해 힘쓰는 이들에게 커피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카페에 들어서자 안내문 내용과 같이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한 명도 없었고, 2층은 아예 불이 꺼져있었다.
반면, 이곳 직원은 인근 119 구급센터에 전달할 커피를 만드느라 일회용 용기 수십 잔에 얼음을 부어 넣으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전날 이 카페는 밤까지 카페를 찾아오는 경찰관 또는 소방관에게 커피 500잔가량을 제공했다. 카페 사장 이채빈(38) 씨는 "제가 강릉 주민이기도 하고 남편도 의용소방대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신 분들을 위해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이런 마음에 지역 맘카페에 커피를 무상 제공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는데, 내용이 주민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면서 많은 분께 힘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영업을 중단하면서까지 봉사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씨는 "괜찮다.
제가 도움 드릴 수 있는 것이 커피밖에 없지 않으냐"며 싱긋 웃었다. 이씨가 커피 무상 제공 소식을 알렸던 게시글에는 "이런 곳은 나중에 찾아가서 꼭 커피 마실 거예요", "불 때문에 심란했는데 마음이 따뜻해져요", "'돈쭐' 내주러 갑시다" 등 응원과 감사를 전하는 댓글이 140여 개 달렸다.
오는 15일 오픈 파티를 열 예정이던 강릉시의 체크이스트 카페는 오픈 파티를 취소하고 파티 대신 소방관들에게 빵이랑 과자 등 간식을 보내기로 했다.
카페 대표 유승호(43) 씨는 "지역사회가 산불로 어려움을 겪는 도중에 파티를 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서 파티를 취소하고 조금이나마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인근 경포대 횟집 단지에 있는 한 해물칼국수 음식점 출입문에도 이날 오전부터 따뜻한 마음을 담은 안내문이 나붙었다.
이 식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산불 진화 소방관, 대민 지원에 나선 경찰관 및 군인, 피해 이재민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선착순 30팀에 대해서는 밥값을 한 푼도 받지 않고, 다음 손님부터는 절반만 받기로 했다.
식당 사장 남우정(31) 씨는 이날 아침 SNS 게시글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알리며 "별도로 확인은 하지 않을 테니 해당 사항이 있는 분은 식당에 도착해 '무료 식사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해달라"며 특별한 주문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
식당에서 만난 남씨는 "마음 같아서는 피해 복구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싶지만,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이렇게라도 마음을 나누기로 결정했다"며 "어제 산불이 경포대 근처까지 번지는 것을 직접 지켜보며 조마조마했던 터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신 분들을 꼭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점심시간까지는 공짜 점심을 위해 식당을 찾은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남씨는 "식사 제공을 위해 조개와 야채 등 칼국수 재료를 다른 날보다 배 이상 많이 사뒀는데 소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도움을 드릴 기회가 아직까진 없었다"며 "SNS에 관련 게시글을 더 올려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식재료를 가득 넣어 맛있는 해물칼국수를 끓여드릴 테니 당장 오늘 저녁에라도 많이 찾아와 부담 없이 무료 식사를 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합뉴스